중국株, 밸리 효과냐? 다시 랠리냐?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8.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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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차이나 龍' 경착륙 암운 뚫고 승천할까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경제의 향방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증시에서도 중국경제의 향방과 밀접히 관련된 종목들이 많아 추이가 주목된다. 철강금속과 조선, 기계, 화학 등 중국관련주는 최근 중국증시와 맥을 같이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중국관련주의 움직임은 올림픽 이후 불안감을 선반영한 신호인 지, 아니면 글로벌경제의 침체에 따른 대세하락인 지 관심이 집중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증시는 올림픽 이후 경착륙할 것이란 의견과 정부의 관리 아래 연착륙하며 반등의 기회를 다질 것이라는 견해가 맞서고 있는 것.

◇폭탄 맞은 중국관련주



올 들어 철강과 조선, 기계, 화학 등 중국관련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6월부터 낙폭이 심화되면서 향후 중국경제의 향방을 자신하지 못한 측면의 매도물량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POSCO (375,000원 ▼500 -0.13%)는 6월2일 종가 기준으로 57만5000원이던 주가가 지난 8월21일 46만9000원으로 하락했다. 18.4% 내렸다. 그나마 POSCO는 철강가격 인상 등으로 원자재값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해 상황이 나은 편이다.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은 같은 기간 38만3000원이던 주가가 24만 원으로 14만3000원 떨어졌다. 하락률은 37.3%에 달했다.


중국株, 밸리 효과냐? 다시 랠리냐?


두산인프라코어 (6,970원 ▼30 -0.43%)도 중국증시의 하락 여파에 내림폭이 커지고 있다. 같은 기간 3만3100원이던 주가가 2만5500원으로 23.0% 떨어졌다. 화학업종에서는 SK에너지 (111,000원 ▼1,700 -1.51%)가 21.6% 추락했다.

POSCO를 제외한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SK에너지 등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 17.5%를 크게 밑돌며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6월을 기점으로 중국관련주의 하락세가 가팔라진 것은 중국 상하이지수에 '신상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6000선을 꿰뚫은 중국증시는 지난 3월 중순 반토막인 3000대에 진입한 뒤 힘겨루기를 하면서 6월 초까지 3000선을 힘겹게 이어갔다. 하지만 6월12일 마지노선으로 삼던 3000선이 깨진 이후 8월 21일까지 2달 이상 이를 회복하지 못하면서 '암울한 시기'를 맞고 있다.

국내 중국관련주들도 상하이지수와 '동반 투신'하며 비슷한 운명에 처한 상태다.



POSCO는 지난해 10월5일 장중 76만5000원까지 치솟으면서 국내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를 따돌리기도 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11월9일 장중 55만 원을 찍으면서 '사자후'를 토해냈다.

하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지난해 중국증시의 급등으로 승승장구하던 중국관련주의 모습은 초라하기만 하다.

◇올림픽 이후 향방은



올들어 미국의 신용위기가 툭하면 불거지면서 코스피시장은 미국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경제가 올림픽 이후 경착륙할 지 모른다는 우려감까지 더해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움츠러든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경제의 향방에 대한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한 쪽에서는 부동산 가격거품의 붕괴와 소비위축 등 '올림픽 밸리효과'가 두드러지면서 증시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른 한 편에서는 중국경제의 경착륙은 멀쩡한 하늘이 무너지는 걱정을 하는 '기우(杞憂)'일 뿐이라며 경착륙설을 일축하고 있다.



올림픽 밸리효과(Valley Effect) 는 올림픽 이전의 과도한 투자가 올림픽 이후 급감하면서 개최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1984년부터 2004년까지 총 6차례 올림픽 가운데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을 제외한 다른 모든 올림픽 개최국들은 경제성장이 실제로 둔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88서울올림픽 이후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는 밸리효과를 경험했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도 밸리효과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외 인플레이션 압력의 지속과 위안화 절상,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올해 상반기 중국경제는 실질 GDP 성장률이 1분기 10.6%, 2분기 10.1%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11%대 수준에서 소폭 뒷걸음질치고 있다.



수출과 관련해서는 대미수출 감소와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이 전 분기대비 3.9%포인트 내려간 22.3%를 기록했다.

올해 2/4분기에는 22%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이후 6차례 시행된 예대금리 인상과 금융기관의 여신 억제정책,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상(6월 25일 기준 17.5%)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사상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베이징, 상하이, 광둥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중국발 신용위험 가능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상하이증시는 이런 우려를 반영해 올림픽 기간에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 개막 전날 2720선이던 주가는 8월21일 10.7% 빠져 2430선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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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말까지 성장세 지속" 전망도

하지만 이런 우려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많다. 중국 당국은 올림픽 이후 부동산시장 침체 등을 감안해 신용대출정책에 대한 부분 손질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 감지된다.



수출 성장률이 둔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관세 환급률을 다시 올리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6000억 위안 규모에 달하는 쓰촨 지진 복구사업에 본격 돌입하는 등 경기부양책도 펼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동수 동양종금증권 (2,950원 ▲10 +0.34%) 연구원은 "부분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와 투자지출은 여전히 건재해 부동산 버블붕괴를 비롯한 중국경제 붕괴는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올림픽 이후 베이징지역의 투자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내 전체 고정자산투자가 중부와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전년대비 20% 이상의 견고한 증가세를 유지하는 점 등이 올림픽 이후에도 견실한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중국경제의 내수를 지탱하고 있는 소비지출도 소비재 소매판매의 실질증가율 기준으로 지난 6월에도 전년대비 15.9%의 견고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경제는 4분기에도 예상 국민총생산(GDP)이 10%대에서 후퇴 하겠지만 9%대를 유지하는 등 견조함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2009년 말까지는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에 따르면 국내의 중국관련주도 슬슬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시는 실물경제를 약 6개월 이상 선행하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금이 우량 중국관련주의 '매수 적기'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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