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민영화에 'IB인수' 새 변수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안정준 기자 2008.08.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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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측과는 다른 금융위, 아직 '시기상조'

가뜩이나 복잡한 산업은행 민영화 방정식에 ‘세계적인 투자은행(IB) 인수’라는 새로운 변수가 추가됐다. 비록 결렬됐지만 산은이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위해 물밑 접촉을 한 사실이 확인된 때문이다.

여기에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28일 국회 공기업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외국계 대형IB 인수를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한 터여서 ‘IB 인수’가 산은 민영화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리먼브라더스가 산은과 지분 50% 매각협상을 벌여 상당한 수준까지 의견접근이 이뤄졌지만 합의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지분 25%를 직접 매입하고 나머지 25%는 시장을 통해 사들이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인수 가격을 장부가치보다 50% 정도 높여 제시했지만 리먼은 더 높은 가격을 요구, 협상이 결렸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금융위는 산은의 IB 인수에 대해 "너무 앞서 나간 얘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 등 관련 법 개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IB 인수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IB들이 M&A를 통해 성장해 온 점을 감안하면 산은도 M&A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지주회사 전환이나 한국개발펀드(KDF) 설립을 우선적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은이 IB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세계적인 IB를 인수하게 되면 부족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고 해외 영업망 확보도 가능하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무시하기 어렵다.


한편 리먼브라더스는 한국투자공사(KIC)와도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협상 역시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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