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었지만… 강남 재건축 '잠잠'

송복규 기자, 정진우 기자 2008.08.21 15:25
글자크기

매수·매도자 모두 관망세, 투자심리 살아나기 어려울 듯

규제 풀었지만… 강남 재건축 '잠잠'


정부가 재건축 규제 합리화 방안을 내놨지만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아직 잠잠하다.

이번 규제 완화로 조합원 지위(지분)양도 금지가 폐지돼 자유롭게 지분 거래가 가능한데도 매수·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

재건축 사업기간이 단축되고 제한 층수도 완화돼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소형평형의무비율과 임대주택의무건립 개발부담금 등 제도가 남아 있어 투자 심리가 살아나기는 어렵다는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21일 강남구 대치동 M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달초부터 부동산 규제가 완화된다는 소식이 돌았지만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반응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대출 규제로 자금줄이 막혀 있는데다 대출을 받아도 금리 인상으로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자들도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는 9억4000만∼9억5000만원선, 112㎡는 11억원∼11억5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찾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안 되니 가격도 몇달째 변동이 없다.



개포동 개포주공도 마찬가지다. 개포동 Y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은 정부 대책이 나와도 매수·매도자들이 무덤덤하다"며 "대책 내용에 따라 하루새 수천만원씩 급등락하던 지난 3∼4년전과는 완전히 딴 판"이라고 설명했다.

개포동 N중개업소 관계자도 "재건축아파트값이 약세를 지속하면서 이자비용을 따져보면 시세차익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손해를 본 사람도 있다"며 "가격이 다시 회복될때까지 보유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 처분 매물이 쏟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개포주공1단지 42㎡는 7억2000만∼7억3000만원선, 50㎡는 9억2000만∼9억3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는 호가를 2000만∼3000만원 정도 높인 매물이 등장했다. 112㎡는 10억8000만원에서 11억원선, 119㎡는 12억5000만원에서 12억8000만원선으로 조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일부 집주인들이 기대감에 부풀어 내놓은 매물일 뿐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반짝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잠실동 S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들이 올린 호가가 유지되려면 대기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요즘처럼 손님이 없는 시장에선 얼마 못 가 호가가 다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