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7299억 순매도..신용위기에 벌벌

머니투데이 박동희 머니투데이방송기자 2008.08.2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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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은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모두 7299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코스피를 47.26p 끌어내리는데 일조했다. 코스피 시장 전체 자금줄의 30%를 쥐고 있는 외국인의 매도 움직임에 코스피는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1500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주 외국인 주간 순매수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주말을 경계로 외국인의 태도가 돌변한 셈이다.

외국인 매도는 신용위기 탓



이같은 외국인의 태도 변화는 미국 발 신용위기가 재점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지난 주말 투자전문지 배런스를 통해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자본조달에 실패해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아야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로 영미계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은 미국의 금융기관들과 관련이 많다”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아무래도 이머징마켓은 선진국 보단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머징 마켓에 투자된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외국인 매도세에 비슷한 진단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매수세가 이어지지 않은 것은 신용위기 재우려 때문”이라며 “부도나 채무불이행시 손실을 보전해주는 신용 디폴트 스왑(CDS)의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부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흔히 증시에서 외국인이라고 불리는 해외투자자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단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이라며 “신용위기의 영향권에 있는 만큼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마켓 가운데 외국인의 이탈이 유독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 이머징 마켓 중에서 우리가 외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국내 증시가 펀드 자금의 유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점도 외국인이 매도에 쉽게 나서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실마리는 미국 주택경기 개선


전문가들은 “미국발 신용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마음 편히 매수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은 신용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선 미국의 주택 경기가 되살아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선 주택시장 안정이 선결조건”이라며 “지금이 바닥 근처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일단 미 주택 수급에서 개선이 감지되고 있고, 정부가 해결을 위해 정책을 내 놓고 있다”며 “주택가격은 2006년 대비 18%가량 주택가격이 하락했는데 소득이 다소 늘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주택구매력이 다소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 주택 경기를 주시하고 있다”며 “곧 바닥매수세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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