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號 한전' 공기업 혁신 발전소될까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8.08.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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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 사장에 처음으로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이 선출됐다.

1969년 럭키금성에 입사해 LG전자 공장장과 사장 등을 거치면서 '혁신 전도사'로 불렸던 김 전 부회장이 '방만 경영'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공기업에 혁신 바람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자산 65조원 규모 한국전력의 사장 자리는 그동안 대부분 관료 출신이 차지해 왔다. 한전 내부에서 승진한 케이스도 이종훈 전 사장이 유일하다.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처럼 관료 출신이 한전 사장을 지내고 다시 장관으로 가는 경우도 있었다.



한전은 1차 공모 때만 해도 산업자원부 차관을 지낸 이원걸 전 한전 사장을 포함해 내부 출신으로만 최종 후보자가 정해져 재공모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정부가 공기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한전 사장에 민간 CEO 출신을 앉힌 것은 그만큼 공기업 개혁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다.



당장 김 전 부회장은 사장에 취임하면 6개 발전 자회사를 포함해 9개 자회사 사장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사장이 재신임을 받지 못한 자회사들은 공모 과정을 거쳐 새로운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부회장의 한전그룹 운영 방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부회장이 유가 상승으로 상반기에만 1조원대 영업적자를 보게 된 경영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심거리다. 한전 측은 경영 상황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물가 급등을 우려해 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추려는 모양새다.

김 전 부회장은 현재 3단계로 추진되고 있는 한전의 긴축 경영을 더욱 강화하면서 정부 측에 전기요금 인상을 지속적으로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원자력 발전소 증설과 패키지형 자원개발에서 김 전 부회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또 김 전 부회장이 보수적인 한전 조직을 어떻게 장악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전 내부에서는 첫 민간CEO 출신 사장 선임에 대해 크게 동요하지는 않지만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전 관계자는 "김 전 부회장이 혁신 전도사로 이름난 만큼 내부에서도 많은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전 부회장이 '실적내기 위주'의 경영 효율화에 치중할 경우 한전 노동조합 등 내부 구성원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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