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207,000원 ▼12,000 -5.5%)그룹 회장이 부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의 10주기를 앞두고 19일 서울 서린동 SK본사에서 열린 '큰 나무 최종현, 패기의 발자취'라는 이름의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 참석, 사진전을 둘러보며 이같이 회고했다.
최 회장은 이날 "(정신적 유산을) 요즘말로 바꿔보면 최근 TV나 신문 광고에 나오는 '생각이 에너지'라는 말과 비슷하다"며 선친이 물려준 무형의 유산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사진전시장을 둘러보며 "아직도 (선친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10년은 SK만의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K그룹이 미래의 성장동력 사업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와 환경, 생명과학 분야 등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을 내비쳤다.
노 관장은 "고 최 회장은 어떤 순간에도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늘 돈보다 정신이 앞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노 관장은 특히 " 거목이자 지금도 살아있는 나무"라며 "고인의 패기와 선한 생명력은 충분히 숲과 산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정신이 살아남지 못해 돈을 지키지 못했다'며 외환위기 사태를 가슴 아파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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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사진전 개막식에는 SK에너지 (112,500원 ▼2,000 -1.75%)와 SK텔레콤 (51,600원 ▲100 +0.19%) 등 '수펙스(SUPEX, 최고를 지향하는 SK의 경영철학)추구협의회' 소속 13개 계열사 사장단 및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한편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최 전 회장의 10주기를 앞두고 발간될 '최종현, 그가 있어 행복했다'는 제목의 추모 기념서적에 최 전 회장을 추모하는 글을 기고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회장과 최 전 회장은 생전에 사석에서 호형호제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은 추모 글에서 "1994년 당시 '최 전 회장이 제2이동통신 사업을 하게 되면 재계의 화합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다른 분들은 당황했는데 최 전 회장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화제를 돌려, '우리가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교육이나 문화 등 소프트 파워를 키워야 한다'면서 국가의 장래를 먼저 걱정했다"고 회고했다.
이 전 회장은 "그러던 그분을, 아직 하실 일이 많고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더 계셔야 하는 그분을 1998년 8월에 보내드려야 했다"면서 "최 전 회장은 진정으로 국가와 민족을 사랑한 애국기업인이자 우리 경제의 발전을 앞장서 이끌어 온 참된 경영인이었으며, 10년을 소리없이 준비하는 미래 설계자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