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패기와 열정 물려받았다"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8.08.1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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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최종현 SK회장 추모사진전 개막식 참석

"정신적인 면이나 경영적인 측면에서 볼 때 패기와 열정을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았다"

최태원 SK (207,000원 ▼12,000 -5.5%)그룹 회장이 부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의 10주기를 앞두고 19일 서울 서린동 SK본사에서 열린 '큰 나무 최종현, 패기의 발자취'라는 이름의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 참석, 사진전을 둘러보며 이같이 회고했다.

최 회장은 이날 "(정신적 유산을) 요즘말로 바꿔보면 최근 TV나 신문 광고에 나오는 '생각이 에너지'라는 말과 비슷하다"며 선친이 물려준 무형의 유산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최근 신입사원들과 가진 대화에서도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인 유산 중 가장 큰 것은 지식과 경쟁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탱크 안에 물이 있다고 좋아할게 아니라 내가 파이프를 만들어 그 안에 언제든지 물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날 사진전시장을 둘러보며 "아직도 (선친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10년은 SK만의 기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K그룹이 미래의 성장동력 사업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와 환경, 생명과학 분야 등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을 내비쳤다.



이날 개막식에는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시아버지인 고 최종현 회장에 대한 소회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노 관장은 "고 최 회장은 어떤 순간에도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면서 "늘 돈보다 정신이 앞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노 관장은 특히 " 거목이자 지금도 살아있는 나무"라며 "고인의 패기와 선한 생명력은 충분히 숲과 산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정신이 살아남지 못해 돈을 지키지 못했다'며 외환위기 사태를 가슴 아파했다"고 덧붙였다.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는 SK에너지 (112,500원 ▼2,000 -1.75%)SK텔레콤 (51,600원 ▲100 +0.19%) 등 '수펙스(SUPEX, 최고를 지향하는 SK의 경영철학)추구협의회' 소속 13개 계열사 사장단 및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한편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최 전 회장의 10주기를 앞두고 발간될 '최종현, 그가 있어 행복했다'는 제목의 추모 기념서적에 최 전 회장을 추모하는 글을 기고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회장과 최 전 회장은 생전에 사석에서 호형호제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은 추모 글에서 "1994년 당시 '최 전 회장이 제2이동통신 사업을 하게 되면 재계의 화합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다른 분들은 당황했는데 최 전 회장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화제를 돌려, '우리가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교육이나 문화 등 소프트 파워를 키워야 한다'면서 국가의 장래를 먼저 걱정했다"고 회고했다.

이 전 회장은 "그러던 그분을, 아직 하실 일이 많고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더 계셔야 하는 그분을 1998년 8월에 보내드려야 했다"면서 "최 전 회장은 진정으로 국가와 민족을 사랑한 애국기업인이자 우리 경제의 발전을 앞장서 이끌어 온 참된 경영인이었으며, 10년을 소리없이 준비하는 미래 설계자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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