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선진당··원구성 협상 '최대승자'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8.1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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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자 자임 캐스팅보트 적극 활용...한-민주 '구애경쟁' 가열 전망

자유선진당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최근 창조한국당과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19일 극적으로 타결된 여야간 원구성 협상 과정을 통해 그 존재감이 빛을 발하면서다.

선진당은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서 캐스팅보트를 적절히 행사하며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국회 문은 열어야 한다는 '명분'과 가축법 개정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실리'를 두루 챙겼기 때문이다.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정치권의 구태를 재연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거대여당과 원내 제1야당으로서 국회 파행을 장기간 자초한 책임 탓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치권에선 "국회 정상화의 1등공신이자 여야간 줄다리기의 최대 승자는 다름아닌 선진당"이란 말이 나온다.



여야간 협상 전면 중단으로 국회 파행 장기화 우려가 짙던 지난 18일. 선진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중재안'을 제시했다. 먼저 원구성에 합의해 국회를 정상화하고 핵심 쟁점인 가축법을 개정하자는 이른바 '선 원구성-후 가축법 개정론'이었다.

선진당의 제안은 민주당의 거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협상의 물꼬를 튼 계기가 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협상 시한을 하루 더 연장한 끝에 국회 공전 82일 만인 이날 극적으로 원구성에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선진당에 대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구애' 경쟁도 이어졌다. 한나라당은 선진당이 '조속한 원구성을 바라고 있다'는 점을, 민주당은 '가축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앞다퉈 "선진당은 우리 편"이라는 협상 전략을 구사했다.


실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종 협상을 앞두고 연 원내대책회의에서 "저희가 제시한 마지막 타협안에 대해 선진당에서도 적극 동의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거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하는 재료로 활용하기도 했다.

선진당의 존재감은 국회 정상화 이후 더욱 도드라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부동산 규제완화, 감세 등 줄줄이 쌓여 있는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2라운드'를 벌여야 할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선 선진당의 도움없이는 '필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보수 전선'을 기치로 한 정책 공조를, 민주당은 거여 견제를 위한 '야당 공조'를 강조하며 선진당의 적극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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