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중국까지 진출한 자원개발 테마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8.08.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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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에서 시작된 코스닥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열풍이 13억 인구를 자랑하는 세계의 공장, 중국까지 상륙했습니다. 2년전 헬리아텍이 파푸아뉴기니 가스전 개발을 재료로 대박을 낸 이후 진화를 거듭해 온 자원개발 테마가 드디어 만리장성까지 넘은 것입니다.

세중여행사와 홈페이지 제작프로그램인 '나모'로 유명한 세중나모여행 (1,580원 ▼28 -1.74%)이 자회사를 통해 중국에서 연 매출 5000억원을 올릴 수 있는 규석 광산의 채굴권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지난 5월 12억원을 주고 지분 40% 가량을 인수한 자회사 이너블루를 통해서입니다.



이너블루는 중국 청해성 인민정부와 매장량 3000만톤에 달하는 규석광산을 50년간 임대해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합니다. 일종의 양해각서(MOU) 단계라 별도의 계약금은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체 탐사를 진행 중이랍니다. 중국측 탐사 결과에 따르면 이 광산 규석의 순도는 98%에 달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도 규석이 12억톤이나 묻혀있는데 순도가 50% 정도 안된다는군요.

이 같은 내용이 보도자료를 통해 나가면서 세중나모여행은 상한가까지 뛰어올랐습니다. 지난해 매출 720억원에 순손실 72억원짜리 회사에서 자회사를 통해서라지만 연 매출 5000억원이 더해진다는 소식은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걸까요. 세중나모여행의 이 낭보(?)를 듣는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중국은 해외자원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입니다. 자원개발을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에 수십조원을 지원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중국이 한국기업에 연 매출 5000억원짜리 광산을 넘겼다는게 쉽게 믿기지 않는건 지나친 기우일까요?

대한광업진흥공사(이하 광진공)에 문의를 해봤습니다. 광진공은 중국내 자원개발을 위해 92년 베이징에 사무소를 내고 17년째 중국지하자원 개발을 추진중입니다. 결과는 아직까지 단 하나의 광구 채굴권도 따지 못했습니다. 광진공 관계자는 "중국은 자기나라 자원도 부족해 해외자원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나라"라며 "현실적으로 중국에서 광산 채굴권을 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세중나모여행측은 규석을 캐 국내로 갖고 오는게 아니라 폴리실리콘(태양전지 원료)로 만들어 중국내에 공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몇발 양보해 이 해명을 그대로 수용하더라도 또 다른 의문이 남습니다. 불과 몇달 후 연 5000억원짜리 매출을 올릴 회사 지분 40%를 어떻게 12억원에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정부가 나서 17년간 하지 못한 장한 일을 했다고 마냥 기뻐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세중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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