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美마저 흔들려서야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8.1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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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 호재외 악재 산적… 삼각수렴 붕괴 우려

미증시 3대 지수인 다우, S&P500, 나스닥 지수가 모두 1.5%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단숨에 5일, 10일 , 20일 이평선을 하회했다.

다우와 S&P500 지수가 우상향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주봉 10MA를 터치함에 따라 이날 밤 동향에 따라 다시 주저앉을 지 아니면 상승 반전할 지 여부가 기로에 놓이게 됐다.



다우와 S&P500 지수를 사흘만에 하락시킨 것은 다름 아닌 신용위기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공적자금투입이 필요할지 모른다는 배런스의 보도로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각각 22.2%와 25.5% 급락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AIG(-6.1%), BOA(-4.6%), 씨티(-5.0%), JP모간(-3.5%) 등 금융주의 낙폭이 컸다. GM은 7.3% 떨어지며 다우 30종목중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모기지 위기가 모든 종목을 무너뜨린 것은 아니다. 지난주 신용평가회사인 S&P가 신용등급 유지를 결정한 양대 채권보증회사 암박과 MBIA는 각각 4.8%와 5.4% 상승했다.

열대성폭풍 페이가 걸프만 유전지역을 피해 플로리다로 진로를 정하고 있다는 예보로 국제유가(WTI)는 종가를 112달러대로 낮췄다.
옥수수, 밀 등 일부 곡물가와 금값이 상승하는 등 CRB 상품지수는 사흘만에 반등했다.

전날 중국 증시가 5% 넘게 급락하면서 아시아증시 하락을 촉발시킨데 이어 뉴욕증시마저 하락함에 따라 이날 코스피시장 전망이 암울하게 됐다.


유가를 비롯한 상품가격의 하향 안정화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 완화라는 호재가 부상한 상태지만 글로벌 경기 하강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증시가 흔들리고 국내 은행권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등 악재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날도 힘겨운 상황이 예상된다.

코스피지수가 트라이앵글 포메이션을 완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환경이 악화될 경우 한 단계 레벨을 낮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삼각형 수렴 패턴을 보이고 있는데 매수주체, 주도주, 재료 등 3가지가 모두 없는 3무 장세인 상황에서 미 증시마저 상승탄력이 둔화됨에 따라 하단이 무너질 우려가 크다"면서 "미증시 또한 하락역배열 상태의 상승 쐐기형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국 증시와 같은 상황 전개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 일본 증시가 유일하게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 낙폭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 역할을 했는데 미증시 하락에 따라 이날 닛케이지수마저 하락세로 돌아서고 중국 증시의 연저점 경신행진이 이어진다면 코스피도 트라이앵글의 하단이 무너지면서 다시 1500선을 테스트하는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외부 증시가 악화된 상태에서 기댈 것은 외국인 매매동향과 비차익거래 순매수 지속 여부다.
비록 소액이지만 이틀 연속 주식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이 순매수 규모를 늘리고 비차익거래가 14일째 순매수 행진을 펼친다면 코스피지수가 초반 약세를 딛고 반등 전환을 시도할 지 모른다.



하지만 외국인이 지수선물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청산을 유발시키는 가운데 주식 순매도로 돌아서고 비차익거래마저 매물 부담으로 작용하면 코스피지수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위험도 배제하지 못한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다른 국가에 비해 국내 증시의 가격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지수 하방경직성이 확보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위험성을 고려한 평가에서는 다른 증시에 비해 투자메리트가 높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나 지수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내다봤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 박스권 탈피는 4부기 실적개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9월말∼10월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별한 악재가 없어도 코스피가 상승하기 위한 모멘텀 축적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결국 관건은 최근 글로벌 증시 상승을 이끌어 온 미 증시 동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밤 8월 주택착공 및 생산자물가지수 여부에 따라 미증시가 반등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지난달 15일 기록한 연저점을 향해 다시 내림세를 구축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전반적인 증시 하락 예상 속에서도 코스피 증시 업종 및 종목별 대응에는 색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다.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발틱운임지수(BDI)와 나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한 D램 반도체지수(DXI) 등이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여부가 관심사다.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자사주 매입을 시작하면서 사흘째 상승세를 보인 국민은행 (0원 %)과 사흘 연속 하락한 시총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 (62,800원 ▼200 -0.32%)의 회생 여부, 그리고 대우조선해양 M&A 포기로 수혜를 받았던 두산 (170,500원 ▲5,600 +3.40%)그룹주가 오름세를 이어갈 지 귀추도 주목된다.
외국인이 8거래일째 순매수행진을 펼친 건설업종에 대해 어떻게 나올 것인지도 외국인의 지속성 여부를 확인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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