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니·프레디, 구제금융 임박" 일파만파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8.1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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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25%안팎 폭락…신용경색·경기침체 우려 심화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의 구제금융 전망이 구체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조기 공적 자금 투입을 기정사실화했고 패니와 프레디 주식에 대한 투매가 재현됐다. 주가는 18일(현지시간) 25% 안팎 폭락하며 17년 이래 최저가로 곤두박질쳤다. 정부가 기존 주주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자금 지원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배런스 공적자금 투입 제기
국민의 세금 투입을 먼저 구체화한 곳은 주간 투자전문지 배런스. 배런스는 익명의 정부관리를 인용,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자본조달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정부의 공적자금투입(주식매입)이 필요할수 있을 것이라고 지난주말 보도했다. 정부측의 구제금융 입장이 처음 나온 것이다.



정부가 자금을 투입할 경우, 감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보통주 주주들의 지분은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크며, 우선주와 후순위채권 보유자들의 손실도 불가피해진다.

CNBC는 이날 "금융위기는 아직 절반정도밖에 끝나지 않았다"는 컴버랜드 투자자문의 데이비드 코토크 사장의 말을 인용, 월가 대형 금융회사들의 파산, 1000개에 달하는 은행들의 파산,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정부 구제 금융 등의 예측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패니와 프레디를 구체적으로 거명한 것이다.



◇3분기 안에 단행될 전망
배런스는 두 회사의 시가총액이 지속가능한 영업을 위해 신뢰할 만한 자본의 최소한인 100억달러를 크게 밑돌고 있다며 정부의 자금 투입이 신속하게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프레디의 일년전 시가총액은 420억달러였다. 현재 시가총액은 30억달러 수준이다.

다른 전문가들도 구제금융에 대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나서야한다는 것이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채권전략 부분 대표인 아제이 라자드야샤는 블룸버그통신에서 "미재무부의 지원에 동의한다. 3분기 이전에 구제금융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도움 없이 프레디가 자금조달에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프리드먼 빌링스 램지의 폴 밀러는 "두 회사가 150억달러를 조달해야한다"고 이달초 제기한 바 있다.


◇패니-프레디 신뢰추락..아시아 투자자도 등돌려
시장의 신뢰는 이미 '추락'했다. 지난주 패니는 3년만기 채권 35억달러어치를 매각했는데 기록적인 고금리를 약속했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투자자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3개월 전만해도 프레디 채권의 절반 정도를 가져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이번에는 22%만 가져갔다. 수요가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미재무부 자료에 의하면 일본 정부와 일반 투자자들은 지난 6월 7억7000만달러어치의 패니와 프레디 채권을 구입했다. 일년전에는 45억달러였다. 중국은 96억달러어치를 샀는데, 한달전인 5월에는 149억달러어치나 사들였다.

네이키드 공매도를 금지한 규정이 지난주 해소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공매도에 나선 상황이다. 두 회사에 대한 후순위채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은 신고가를 경신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구제금융이 필요하지 않다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의 지난달 31일 발언 이후 새로운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프레디의 대변인인 샤론 맥헤일은 "배런스의 지적은 자사의 상황을 너무 과장한 것이다. 현재의 주택시장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했다.

패니는 5월 자금조달시 우선주에 대해 8.75%의 금리를 약속했다. 프레디는 두 자리 금리를 보장해야한다는 견해가 회사내부에서도 제기됐다. 그만큼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다.

◇신용경색-경기침체 불안감 확산
패니와 프레디의 구제금융 전망이 확산되며 신용경색과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됐다. 신용위기 발발 1주년이 지났지만 금융위기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미국 증시와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진 것. 시장에서는 당장 정부보증기업(GSE)에 대한 투매가 나타났다.

CNBC에서 코토크는 특히 메릴린치와 와코비아 등 금융회사들이 경매방식채권(ARS) 재매입에 따른 자본조달 규모와 비용의 증가로 파산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금융회사들이 부실자산 상각을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가 위기가 끝날 때까지 500억~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간스탠리 공동 사장인 왈리드 참마는 18일자 독일 한델스플라트지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는 내년 혹은 2010년까지도 끝나지 않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기지 분야에 집중해온 미국의 소형 지방은행들 가운데 추가로 파산하는 곳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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