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거리행진…불붙은 MB의 소통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8.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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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전략…"국민과 소통의 폭 넓혀갈 것"

이명박 대통령이 소통에 나섰다. 인터넷 인터뷰, 거리행진, 생방송 대담 등 방식도 전방위적이다.

8월을 정국 주도권 장악의 호기로 낙점한 상황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소통 부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자 더 이상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쐐기를 박겠다는 구상이다.

본격적인 시도는 세계적인 인터넷 포털 '야후'(www.yahoo.com) 본사와의 인터뷰로 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녹화해 18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내년 말쯤이면 경제가 회복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1년 이상 힘들겠지만 견뎌나가자는 부탁을 하고 싶다"며 경제회생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또 "물가가 올라 서민들에게 어려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정책은 물가를 잡는 데 최우선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이 대통령의 발언이 전달되긴 했지만 30분 가량 동안 이 대통령이 직접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동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

예기치 않은 국정 공백을 초래한 쇠고기 파동의 촉매제 가운데 하나가 인터 넷 공간이었다는 점에서 '네티즌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8·15 경축사를 마친 뒤 시민들과 함께 경축식장인 경복궁 앞뜰에서 시청 앞까지 행진한 것도 국민과의 소통에 대한 의지를 보 여줬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시청 앞 광장에서 국토대장정을 마친 젊은이들에게 "(국토대장 정이) 힘들고 고통스러웠을 것이나 그것이 바로 지난 60년을 살아온 것"이 라며 "미래는 더욱 좋은 기회가 열려 있다"고 격려한 뒤 '위대한 젊은이 기 적의 미래'라는 구호를 제창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날인 16일에는 총리와 장관, 청와대 참모 등 국무회의 멤 버들과 청와대 뒤편 북악산을 올라 새 출발을 다짐하고 8·15 경축사에서 밝힌 새 국정 구상의 이행방안 점검을 지시하는 등 여권 내 소통에도 적극 적인 행보를 보였다.

다음달 11일을 전후해 추석 직전에는 '국민과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어떤 형식이 될지 아직 결정되진 않았지만 추석 전에 민심과 소통한다는 측면에서 국정운영 방향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결의 를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잇딴 '소통 행보'에 대해 하반기 대대적인 정책·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하며 리더십 회복에 팔을 걸어붙이는 등 최근의 공세 모드가 자칫 일방적 국정운영으로 비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지도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게 이 대통령의 주문이지만 상반기 국정 '실패'의 원인도 소통 부재에 따른 지지도 하락에 있었던 만큼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기회로 하반기 운영에선 실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판단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소통 전략이 제대로 먹힐지는 미지수다.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는 하지만 이른바 '올림픽 효과'일 뿐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 우려된다.

쇠고기 파동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5월과 6월 2차례의 대국민 담화 발표 효과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국민 담화 때처럼 국민 여론을 수용하는 자세보다는 자신의 구상을 전달하는 데 주력할 경우 역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네티즌과 국민에게 다가가 소통의 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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