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부동산 규제완화' 알았나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8.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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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건설주 8일째 순매수 '선견지명'

정부의 부동산 규체완화 방침으로 건설주가 강세를 띠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8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건설주 매수에 분주한 모습이다. 청와대의 부동산 규제완화 시사 이전에 소규모이나마 건설주 선취매에 나섰다는 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외국인들은 18일 오전 10시47분 현재 건설업을 82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코스피시장 전체적으로 2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지만 건설주는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기관도 외국인과 더불어 건설주를 20억원 매수 우위하며 건설업지수를 3% 이상 급등시키고 있다. 코스피지수 강보합에 일조하는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순매수에 힘입어 GS건설 (19,160원 ▲80 +0.42%)은 전주말에 비해 4.3% 급등한 11만1000원에 거래중이다. UBS와 씨티그룹이 각각 3만5000주와 1만7000주를 순매수하는 등 외국계증권사의 '사자'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외국인들이 8거래일 전부터 건설주에 대한 순매수에 나섰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지난 17일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과 재건축 규제 완화방침을 밝혔다.

침체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해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것이 주요 뼈대다. 외국인들은 청와대 발표 한참 이전인 지난 6일부터 건설주에 대한 순매수에 나서 8거래일 연속 '사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 8일간 132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에 반해 기관과 개인은 같은 기간 매도 우위다. 기관은 108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도 980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청와대 발표를 읽고 움직였다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청와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의지를 미리 읽었다고는 판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큰 그림에서 정부가 빈사 직전인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규제 완화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간파하고 재빨리 행동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여기에 그동안 과도하게 가격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가격메리트 측면으로 접근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3,505원 ▲80 +2.34%) 연구원은 "포트폴리오의 재편 과정에서 가격메리트가 돋보인 건설주에 대한 선취매 과정에서 호재를 만난 것"이라며 "그동안 부동산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와 여당의 움직임을 재빨리 간파하고 선제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민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선제적인 액션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건설주에 대한 장기적인 매수 관점을 유지할 것으로 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단기모멘텀 플레이도 시도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연구원도 "미리 정부의 발표를 읽고 외국인들이 건설주 선취매에 들어간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외국인들의 최근 매매동향을 보면 철강과 기계 ,조선을 줄이고 나머지 업종은 조금씩 편입하고 있는 와중에 우연히 맞아떨어진 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철강금속에 대해서는 8월 들어 370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조선이 속한 운수장비도 1180억원의 매도 우위다.

반면 건설을 비롯해 전기전자(2700억원 순매수)는 다시 매수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박현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투자 증가율 감소와 지난 5월 기준 약 12만8000여 세대에 달하는 미분양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내수 부양을 위한 건설 경기 부양이 필요하며 미분양 문제의 확대는 실물 경기에도 부정적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기준 금리인상이 있었지만 분양가 상한제의 탄력적 운용과 단품 슬라이딩 제도 도입, 지방 미분양 대책에서 정부의 입장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면서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확대도 이어지고 있어 실적측면에 비해 건설주의 가격이 많이 하락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주 매수를 통한 외국인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가격메리트와 향후 예상 전망치를 통한 접근이 철저하다는 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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