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국의 '눈가리고 아웅'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8.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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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국의 '눈가리고 아웅'


"린먀오커는 생김새가 귀여워 뽑혔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았다. 노래를 부른 진짜 주인공은 통통하고 이도 못생긴 7살짜리 양페이이였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음악을 총감독한 사람의 인터뷰 내용이다. 어이쿠, '립싱크'였단다. 개막식의 불꽃쇼는 컴퓨터 그래픽이 호화로움을 더했단다. 개막식의 요란한 박수소리가 우리 오락 프로그램처럼 가짜라는 의혹, 체조선수 나이를 속였다는 논란 등은 이제 새롭지도 않다.



중국 정부와 중국인들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안되는 것을 되게 할' 정도로 열정을 다하고 있지만 과연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내건 그들의 구호가 세계인의 상식과 소통하고 있는지는 모를 일이다.

중국의 과도한 '집착' 은 경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올림픽 기간내 오염을 줄이기 위해 공장 가동과 건설을 억제키로 한 것 때문에 8~9월 중국 경제 성장률은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과 그 인근지역은 중국 경제의 26%를 차지한다.



실제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중국 정부도 당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중국 증시는 올림픽의 화려함에 가려진 중국 경제를 보여주듯 올림픽이 열린 뒤 연일 내림세다. 8일 개막 이후 6거래일간 10% 이상 하락했다. 비유통주 문제 등 중국 정부의 갖가지 '계획'에도 불구, 상하이지수는 올들어 53% 떨어졌다.

또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16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16일 "해외시장에서 중국 수출품의 수요가 줄어들 경우 국가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통화정책을 미세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9% 이하로 성장할 경우 중국 정부가 초긴장하게 될 것이며 8% 성장은 중국 경제엔 '침체'나 마찬가지"라는 보고서(크레디트스위스)도 나왔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2분기 10.1%를 기록, 여전히 두자리 수 성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4분기 연속 둔화되고 있다.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승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제는 올림픽처럼 막무가내식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잘 짜여진 각본이더라도 '짝퉁 올림픽' 논란처럼 결과는 의도와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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