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株, 'KIKO쇼크' 울고 싶어라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8.08.1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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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에도 'KIKO쇼크' 영업익 선전 불구 대규모 손실 '후폭풍'

'울고 싶어라'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파생상품 손실 후폭풍이 중소기업을 강타하고 있다.

환 헷지를 위해 KIKO(Knock-In Knock-Out) 옵션 계약을 한 기업들은 2분기에도 환율이 급등세를 멈추지 않음에 따라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1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파생상품 거래로 인해 자기자본의 10% 이상(1000억원 이상 자산 보유기업은 5% 이상) 손실을 냈다고 공시한 기업은 33개사로 집계됐다. 손실액은 총 5553억원에 이른다.

코스피 시장까지 합치면 파생상품 거래로 인해 손실을 입은 기업은 총 64개, 손실 합계액은 1조3916억원에 달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피해가 막심했다. 피해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업체 심텍이다.

심텍 (2,495원 ▲30 +1.22%)은 2분기에 매출액 955억원, 영업이익 56억원으로 예상을 소폭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영업외부문에서 파생상품 평가손실액 477억원과 순이자비용 28억원 등 505억원의 순영업외손실이 발생, 당기순손실 284억원을 기록했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KIKO 관련 평가손실이 커서 일시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만 현금유출이 없고 향후 환율에 따라 그 평가손실액이 유동적이므로 펀더멘털에 심각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비에스이 (9,060원 ▼560 -5.82%)(260억원), 제이브이엠 (26,800원 ▼100 -0.37%)(244억원), 엠텍비젼 (0원 %)(240억원), DMS (6,220원 ▼40 -0.64%)(193억원), 코맥스 (2,885원 ▼15 -0.52%)(174억원), IDH (0원 %)(145억원), 현진소재 (7원 ▼7 -50.00%)(127억원) 등도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다.

특히 현진소재는 2분기 폭발적인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이 발목을 잡으면서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다. 실적을 발표한 지난 13일에는 주가가 2% 가량 빠지기도 했다.

일부 기업은 자기자본을 넘어서거나 이에 육박하는 규모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태산엘시디는 상반기 파생상품 손실이 806억원으로 자기자본의 129.1%에 달한다. 에스에이엠티도 자기자본의 97.8%에 이르는 803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손실을 냈다.

봉원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KIKO손실은 100% 환율에 연동돼 있다"며 "환율 상승폭이 1분기에 비해 나아졌으면 손실이 줄었을 텐데 1분기랑 비슷한 수준이다 보니 2분기에도 손실을 본 곳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봉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 환율이 1095원 수준까지 가면 또 손실이 나게 되는데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많다"며 "3분기에는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전망일 뿐, 결국 환율 변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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