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가족계획표어'보면 알아요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8.08.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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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따라 가족계획표어도 변화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1963년)에서 “낳을수록 희망가득 기를수록 행복가득”(2006년)까지...

정부의 가족계획 홍보표어가 출산율 변화에 따라 시기별로 큰 대조를 보이고 있어 화제다. 1960년대 베이비붐시대에는 출산을 억제하는 내용의 표어가 쓰였지만 2000년대 저출산시대에는 출산을 장려하는 내용으로 전환됐다.

14일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가족계획표어가 1990년까지는 출산을 줄이자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1960년대 중반까지는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키우자’,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 못면한다’ 등 다소 두루뭉수리한 표어가 등장했다. 전쟁 이후 베이비붐이 불어닥치던 때라 출산제한 정책을 펼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고출산이 지속되자 1960대 후반부터 표어는 더욱 구체적으로 변한다. 1966년 ‘3명의 자녀를 3년 터울로 35세 이전에 단산하자’, 1971년에는 ‘딸ㆍ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1980년 ‘잘키운 딸하나 열아들 안부럽다’로 구체화 된다. 뿌리깊은 남아선호사상을 바로잡기 위한 표어도 이시기에 등장했다. 1971년 표어는 당시로는 일반적이었던 아들ㆍ딸이라는 순서 대신 딸ㆍ아들로 표현했다.

시간이 흐름에따라 출산율은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가임여성(15~49세)이 갖게 될 평균 출생아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1960년 6.0명에서 1970년 4.5명, 1980년 2.8명으로 감소했다.



출산율이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1980년대에도 표어는 여전히 출산을 억제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1986년 표어는 ‘하나로 만족합니다. 우리는 외동딸’, 1990년 ‘엄마건강 아기건강 적게낳아 밝은 생활’ 이였다.

이후 자취를 감췄던 가족계획표어가 다시 등장한 것은 지난 2004년이다. 1990년 이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평균 보다 낮은 ‘저출산국가’가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84년부터 2명을 채 못 낳는 저출산국가 됐고 2006년 합계출산율 1.13명으로 OECD 국가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04년 정부는 “아빠! 하나는 싫어요. 엄마!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라는 내용의 가족계획 표어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2004년 표어가 2명의 아이를 낳자는 내용이었다면 2006년 표어는 “낳을수록 희망가득 기를수록 행복가득”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내용으로 변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07년 1.26명으로 전년도 1.13명에 비해 늘어 출산율 하락추세가 반전됐다. 복지부는 “IMF(국제통화기금)이후 경제안정 및 2005년 이후 혼인건수의 증가, 국가적인 출산장려정책으로 영향으로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상승추세를 이어기가 위해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대에 따른 직장과 가정의 양립에 친화적인 사회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보건복지기족부↑자료:보건복지기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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