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풍력(風力) 산업육성에 박차를

류병운 홍익대 교수(국제법) 2008.08.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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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풍력(風力) 산업육성에 박차를


요즘 올림픽에서의 연이은 한국선수들의 금메달 획득 낭보가 경제난과 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위안이 되고 있다.

여자양궁의 여섯 번 연속 우승에 환호와 찬사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과연 한국 양궁의 챔피언 행진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하는 질문도 제기된다.

한국의 산업들 중 두드러진 금메달 종목은 조선(造船)이다. 수주물량이 최소 3년 이상 밀려있고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면서 향후 5년간 지난 10년의 질주를 계속할 태세다.



그런데 최근 세계경제의 침체국면과 일부 수주계약 해제로 세계 1, 2, 3위의 한국 조선회사들의 주가가 다소 하락하자 이내 조선업 위기설까지 등장하였다. 물론 계약 해제된 물량은 전체 0.5%에 지나지 않아 위기설은 근거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비록 우리가 양궁은 물론 조선의 금메달 행진도 계속 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결국 그 행진도 언젠가는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조선의 금메달을 이어받을 유력한 차기주자는 풍력이다. 선박의 동력과 동력전달장치 등은 풍력발전기의 날개와 발전기 등과 흡사하다. 더구나 풍력산업은 오는 2012년까지 현재 전 세계 조선업의 2배인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2007년 현재 세계 풍력발전은 총 94기가와트로서 총 발전량의 1%를 초과하기 시작했다. 현재 풍력의 전기 생산원가는 태양광의 1/7에 불과하여 효율성도 높다. 곧 풍력발전기를 괴물로 착각하고 그에 돌진하는 현대판 돈키호테가 등장할 판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의 단골 소재인 풍차는 과거 국토가 해수면보다 낮아 배수가 필요했던 네덜란드 등에서 많이 활용되었다. 유럽처럼 한결같은 편서풍이 불지 않는 우리에게는 풍력 활용의 전통은 별로 없고 오히려 물레방아가 더 익숙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한국의 풍력발전능력은 2007년 기준 191메가와트로서 세계 26위인데 이는 세계 1위 독일의 117분의 1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조선의 능력과 기술이 세계최고인 한국 국내시장의 대부분을 덴마크의 한 풍력발전기회사에게 내어주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세계 각국들은 앞 다투어 풍력산업을 키우고 있다. 미국 풍력에너지협회(AWEA)에 따르면, 2007년 말 미국의 풍력발전능력은 17기가와트로 독일의 22기가와트보다 작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평균 풍속이 독일보다 높아 현재도 미국에서 더 많은 풍력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2008년 말에는 독일을 앞질러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도 2005년 이후 매년 100% 이상 풍력 발전 규모를 늘려왔다. 당초 2010년 풍력 발전 목표였던 5기가와트는 이미 2007년에 초과 달성되었다. 현재 베이징올림픽 경기장들에서 사용되는 전기도 그 20%를 풍력이 담당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풍력산업을 급성장시킬 차례다. 최근의 고유가에 따른 비산유국의 고통이나 ‘교토협정’ 회원국들의 집단적 온실가스 감축의무와 한국도 2013년부터 온실가스 감축 의무국으로 지정될 상황 등을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다소 늦기는 했으나 정부도 이를 위한 규제완화, 각종 보조금, 설치 의무화 등 풍력산업 진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과도한 외국제품의 국내점유율을 줄이면서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WTO(세계무역기구) 규범에 합치하도록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한 우수한 국내신규제품들을 개발 육성하는 시험단지는 물론, 풍속이 좋은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인공섬’ 형태의 초대형 단지의 건설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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