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꾸준한 '역세권 소형'공략하라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8.08.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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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부동산 투자 포인트

부동산 자본이 방향을 잃었다. 수년 전 대출을 끼고 주택을 구입했던 사람들은 대출이자에 허덕이고 있고 잠실과 반포 일대 대형 재건축 단지는 입주를 시작하거나 눈앞에 두고 있지만 입주율이 저조하기 이를 데 없다. ‘묻어놓으면 돈 된다’는 부동산 불패신화도 지난해 이후 신뢰를 잃었다. 침체기의 부동산 투자, 지키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니 지역적 특색보다는 매물의 특징을 파악한 소형 면적의 투자를 추천하는 쪽이다. 그러나 이미 대출 비율을 높여 주택을 구입한 주택소유자라면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는 자기 자산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덕목이 되고 있다”면서 “안정성과 환금성이 높은 곳에 투자하는 것이 그나마 안전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이 말하는 자기자산 지키기는 ‘리스크 낮추기’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같은 불황기에서는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대신 위험부담이 적은 상품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것. 따라서 지방의 토지나 근린상가보다는 역세권의 소형 아파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박 부사장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 우선 매입단가를 낮춰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급매물 등 시세보다 파격적으로 싼 가격에 나오는 주택이나 법원경매를 눈여겨 보거나, 분양가 상한제 적용 매물 가운데 싸게 나온 아파트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가 꾸준한 대학가 인근, 역세권, 산업단지 주변 등을 불황기의 안전한 투자처로 꼽았다. 그러나 개발재료가 떨어지거나 양도차액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대출부담 크다면 처분해야..시기가 관건


대출이자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금융비용 부담은 자산관리의 가장 큰 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주택 구입을 위해 빌린 돈부터 갚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다. 늘어나는 금융비용과 세금 부담이 크다면 부동산 처분이 불가피하다는 것.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한시적 1가구 2주택자라면 소형 아파트 같은 경쟁력 있는 물건부터 처분하고 이자 부담을 덜어야 한다”면서 “금융상품 투자금을 회수해 부동산 대출비용 상환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실수요자라면 대출 이자에 대해 융자를 받아서라도 견뎌야 하겠지만 투자수요자 입장에서는 적절한 시점을 고려해 매각하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의 부동산 경기에 대해 "새벽이 오기 전의 어둠"이라며 “2주택자는 내년 상반기 이후 매물을 내놓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그 근거로 “현 시점에서 주택을 거래할 경우 수요가 없어 급매물 형태로 내놓을 수밖에 없는데다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지만 내년 상반기 안으로 부동산 규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근 경기침체의 원인이 됐던 물가상승과 유가급등 등 악재가 대부분 시장에 반영된 만큼 정부의 해결방안이 효력을 발휘할 일만 남았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핵심과제인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금리 안정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각을 고려한 투자수요자는 향후 여건을 살펴가며 매도 타이밍을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소규모 오피스텔 투자로 이자 부담 탈출

수요 꾸준한 '역세권 소형'공략하라


부동산에서 자기자본 지키기의 방법으로 오피스텔 투자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서울시 내의 오피스텔 투자는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소액 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는 수도권의 개발재료가 많은 곳을 물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1000만~3000만원 정도면 전세를 끼고 50㎡(15평)의 오피스텔을 구입할 수 있다”면서 “최근 오피스텔 가격상승으로 인해 소액 투자처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로 리스크 로 리턴'(낮은 위험에 낮은 수익률) 방식을 고수하는 투자자라면 수요가 풍부한 곳의 오피스텔을 구입해 월세 수익을 올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박 대표는 “수요가 풍부한 곳의 오피스텔은 금리 상승 시 월세 가격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이자부담을 일정부분 해소시켜 줄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 시대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는데 오피스텔의 추가투자가 햇지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피스텔 투자지역으로 평촌, 안산, 고양 등을 추천했다. 특히 평촌 일부지역은 전세비율이 높아 현금으로 2000만~3000만원이면 오피스텔을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도 한 달 사이 1000만원이 오르는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도 양도차익형 부동산 보다는 오피스텔이나 상가, 펜션 투자를 추천했다. 그러나 상가나 펜션의 경우 위험도가 높은 최초 분양 물량보다는 권리금이 붙은 수익률 확정 물량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2006년까지 오피스텔의 공급과잉으로 자산가치가 감소했으나 지난해 이후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이 늘지 않은 만큼 향후 3~4년 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오피스텔 같은 틈새상품은 불황 때마다 약한 면모를 보인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부대표는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시중 저축은행의 수익률인 7%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오피스텔은 사소한 외부환경에 따라 변동이 심한 만큼 피해를 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취·등록세와 중개수수료, 임대소득세, 공실률 등을 감안하면 10% 이상의 수익률이 나와야 하지만 실제로 8% 이상의 임대수익이 보장된 곳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상언 대표는 임대료에서 수익을 내기 보다는 시세 차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2년 전 서초동 오피스텔 투자로 1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봤으며 이제는 복선 전철, 지하철 연장선 등 수혜지역의 오피스텔 투자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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