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중국이 살아나면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8.1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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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선방…눌림목 해소시 상승세 재개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하락했다.
3일 연속 음봉이 만들어지는 가운데 5일, 10일, 20일 이평선이 수렴하고 있는 1567∼1570선 밑으로 떨어짐에 따라 재차 1500선까지 추가하락 가능성을 열어놔야 하는 상황이다.

전날 8월 들어 첫 현·선물 동시 순매수에 나서면서 희망을 품게 했던 외국인은 하루만에 매도 관점으로 돌아섰다.
옵션만기를 하루 앞두고 미결제약정 증가를 수반한 대규모 지수선물 순매도에 나섰다는 것은 지수 추가하락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기 때문에 이번주 주봉이 또 다시 음봉을 기록할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0.91%의 하락으로 장을 마친 것은 선방으로 평가된다.
전날 다우와 S&P500 지수가 1% 넘는 하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코스피시장 종료 전까지 중국 증시가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던 상황에서 1560선을 회복했다는 것은 예전처럼 지수가 힘없이 밀리기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투신과 연기금이 순매도에 나섰고 외환시장도 악화되는 등 별다른 호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막판 어느 정도 낙폭을 만회했다는 것은 1400대에서 이중바닥을 형성했다는 확인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110엔선을 넘었던 엔/달러 환율이 108엔대로 밀렸다. 원/달러 환율은 5일 연속 상승하며 1040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추가상승은 IT전자 등 수출업종에 대한 수혜를 넘어 증시 전반에 대한 악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WTI) 하락, 미증시 상승, 미달러 강세'의 구도가 또 다시 훼손될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

결국 남아 있는 변수는 중국 증시다. 이날은 미증시가 하락했기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동반 하락했다고 하더라도 주초 이틀간 미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증시가 힘찬 상승세를 보이지 못한 것이 바로 중국 증시 급락 때문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8∼11일 이틀간 급락했던 중국 증시가 연일 낙폭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날 경우 선전지수는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올림픽 이후 경기 침체 우려가 상당하고 수급문제도 풀리지 않기 때문에 중국 증시에 희망이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밸류에이션상 매력적인 수준에 이르렀고 대외환경도 긍정적으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 좀 더 우세한 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유가하락이 중국 정유, 화학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해도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 "올림픽 이후 모멘텀에 대한 의구심이 짙게 깔리면서 증시가 빈사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경제성장의 트렌드 측면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중국 증시 하락은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고 평가하면서 "올림픽 이후 우려가 고조되고 있지만 이정도의 주가 수준이면 밸류에이션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주희곤 우리투자증권 북경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긴축강도 완화 조짐 나타나고 있고 △국제 원자재 및 농상품 가격 하락과 위안화 절상으로 수입물가 압력 감소하고 있으며 △중국내 식품가격 상승세 둔화로 인플레이션 부담 완화되고 △상반기 상장기업 실적 예상치 상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중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그러나 A주시장 일평균 신규 계좌 개설수가 2007년 최고치의 1/10에 불과한 3만계좌로 감소하는 등 증시 부진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며 기업신규상장과 증자가 가속화되면서 자금수요가 계속 확대되는 반면 시장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어 지수 반등폭은 제한적인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에서 가장 큰 호재는 낙폭 과다다. 빠질만큼 빠진 뒤에는 자연스럽게 반등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중국 증시도 최소한 베어마켓 랠리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사흘 연휴를 앞둔 옵션만기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프로그램 매물이 일부 출회될 수 있겠지만 옵션 단독 만기에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내일 코스피를 결정짓는 가장 비중있는 변수는 뉴욕증시 동향이 될 것이다. 미증시가 또 하락한다면 1550선 밑으로 밀릴 수 있는 반면 상승세를 재개한다면 1580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500∼1700선의 범위에서 아직은 악재성 눌림목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1600선 안착이 힘에 부치는 모습이나 서서히 레벨업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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