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말복은 이미 지났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8.1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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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지수 상승, 달러 강세 등 외인 선호의 IT 유망

미증시가 이틀째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60일 이평선도 돌파했다.
미달러 강세가 확고하고 국제유가(WTI) 및 변동성(VIX) 하락기조가 완연한 상태에서 주가가 뜨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다우 30종목 중에서 소비와 관련된 GM(+7.3%), 월마트(+1.2%), AT&T(+2.8%), 홈디포(+4.3%), 아메리칸익스프레스(+3.6%)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기술주에서는 아마존닷컴이 9.4% 급등하며 연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셀2000 지수도 2.3% 급등하며 연고점인 760선에 바짝 다가섰다.

미달러 강세는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아직 약달러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최소한 단기 측면에서는 초강세 국면으로 치닫고 있으며 중기 전망도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
엔/달러 환율이 110엔선을 유지했지만 유로화가 1.48달러선으로 추가 하락했고 달러인덱스는 76대로 올라섰다.



WTI는 장중 배럴당 112달러대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구리, 아연, 니켈, 주석 등 비철금속과 콩, 옥수수 등 밀가루(+3.7%)를 제외한 곡물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CRB상품지수가 380선도 위협하기 시작했다.

D램 반도체지수(DXI)는 6일 연속 상승하며 다시 3000선에 육박했다.
최근 IT섹터에 대해 외국인이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고 대만 증시에서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가 빈번해지고 있는 것이 이같은 가격 흐름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지난 6월 중순부터 한달간 이어지던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잦아들었고 최근 순매수 전환까지 이뤄지는 것에 비추어 향후 반등 시도가 지속될 여지가 있다.
여기에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공매도가 괄목할만큼 줄어든다면 시총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필두로 IT전자 업종이 증시 견인에 나설 수 있다.


현재 시장 전반적인 분위기는 높아진 변동성에 부담을 느끼면서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쪽이다.
하지만 9일 연속된 프로그램 비차익거래 순매수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해외 변수도 안정권에 들어섰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비관론이 여전한 시점에서 선제 대응하는 것이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일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로 국내 증시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입장에서도 골칫거리였던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라는 과실을 얻을 수 있어 추세적인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는 외국인 매도 강도의 완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 주식시장에서는 박스권 흐름과 반등 흐름을 결정짓는 경계로 받아들여지는 '1600'이라는 숫자가 각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서 "면서 "1600 아래에서는 박스권을 상정한 대응이, 그 위에서는 박스권을 넘어선 상승흐름에 중점을 둔 대응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거래량을 수반한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1630p를 상향돌파 한다면 이후에는 이중바닥 패턴의 완성과 함께 보다 안정적인 상승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로그 주기로 바라본 기술적 반등의 목표치는 1750p"로 분석했다.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 러시아, 캐나다 주가 하락세가 완연하다. 이는 최근 추세하락 국면으로 본격 돌입한 원자재 가격의 반등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뜻이 된다.

'미국 주택경기 침체 → 미국 펀더멘털 악화 → 달러화 약세 → 국제 상품가격 상승 →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심화 → 글로벌증시 약세'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실물경제를 반영한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미국증시도 반등을 시작했다.

이미 말복이 지난 것처럼 증시도 암울한 시점을 벗어난 것이다.
언제 더위가 있었냐는 듯 금새 찬바람이 불어올 것처럼 증시도 지난 1년간의 급락세를 끝내고 완연한 상승세를 구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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