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年'… 여자펜싱 올림픽 첫 메달따기까지

베이징=뉴시스 2008.08.1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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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年'… 여자펜싱 올림픽 첫 메달따기까지


남현희가 한국 여자펜싱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155cm 단신 '땅콩검객' 남현희(27, 서울시청)는 11일 국립컨벤션센터 펜싱홀에서 벌어진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국제펜싱연맹(FITA) 랭킹 1위 발렌티나 베찰리(34, 이탈리아)에게 종료 4초를 남겨두고 1점을 허용, 아쉽지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현희의 메달로 한국펜싱은 역대 올림픽에서 세 번째 메달을 획득하게 됐고 비인기종목의 설움도 씻어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김영호(남 플뢰레)의 금메달, 이상기(남 에페)의 동메달에 이어 8년만에 남현희가 그 뒤를 이은 셈이다.

한국 펜싱은 지난 1964년 도쿄올림픽에 남자 4명, 여자 1명을 내보내며 처음 올림픽 무대에 발을 들여놓았다. 하지만 당시 모두 예선탈락했다.



이후 한국 펜싱은 올림픽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1984년 LA올림픽에서 재등장했다.

장족(長足)의 발전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남자단체전에서 7위에 올라 상위권 진입에 대한 가능성과 잠재력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까지 노메달 행진은 이어졌고 세계, 특히 유럽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그 중 1990년부터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 김영호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축적했고 그 결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빛을 보게 됐다.

김영호는 개인 플뢰레에서 한국 펜싱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따냈고 이상기 역시 개인 에페에서 동메달을 획득, 펜싱의 황금기를 맞았다.



동시에 비인기종목이던 펜싱을 국민들에게 단번에 알린 계기도 됐다.

당시 한국 펜싱의 우수함을 인정한 일부 유럽 펜싱 관계자들이 몸소 태릉선수촌을 찾아 한국 펜싱대표팀에 친선교류전을 제안한 것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다시 노메달에 그쳤고 이날 남현희의 은메달은 한국 펜싱이 8년 만에 획득한 올림픽 메달이다. 그만큼 값지다.



한국 펜싱이 올림픽에 데뷔한 지 정확히 44년째 되는 올해 2008년은 남현희의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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