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풀린 실마리, 연속성이 관건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8.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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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상승방향은 잡았지만 변동성 여전

[내일의전략]풀린 실마리, 연속성이 관건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장초반 1600선에 육박하던 기세를 상실하고 장중 상승폭의 1% 이상을 내줬다.

차트상 5일 이평선은 물론 10일 및 20일 이평선까지 점프하면서 3주간에 걸쳐 형성된 트라이앵글을 상향 돌파한 모습이기 때문에 증시 방향성을 위쪽으로 굳힐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윗꼬리가 달린 음봉이 기록되고 지난달 24일 기록한 고점(1627.87)이 톱사이드 한계를 드리우는 강력한 저항선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뉴욕증시 급등세를 제대로 향유하지 못했다.



옵션만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자 증시 전문가들은 혹시 모를 매물 출회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인 쿼드러플위칭이 아닌 옵션 단독 만기일에는 특별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지수가 하루건너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초반 증시 상승세를 추종하기보다는 안전위주로 차익실현에 나서려는 의사가 더 강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변동성이 여전한 상태고 방향성도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옵션만기라는 심리적인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면서 "하루하루 등락이 반복되는 모습이기 때문에 장이 떠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생각되지 않으며 바닥다지기를 거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도 "미증시가 오르고 유가가 떨어지는 등 글로벌 환경이 개선되면서 증시 실마리가 풀리는 모습이지만 수급상 뚜렷한 매수주체가 부상하지 않고 있고 옵션만기 부담도 있기 때문에 시원스런 상승국면이 전개되지 못했다"고 이날 장세를 펑가했다.

이날 개장초 주식순매수로 출발했던 외국인이 1000억원대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수급 부담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비록 차익거래가 사흘만에 순매수로 돌아서고 비차익거래가 9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지만 8조원에 근접하고 있는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궁극적으로 대기매물의 진원지로 자리잡고 있는 한 수급개선은 요원한 일이다.


미증시가 떠도 중국처럼 급락하면서 연저점을 경신하는 곳이 있다는 것은 미증시를 일방적으로 추종하지 못하는 약점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대만증시에서 외국인이 이틀간 40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코스피시장에서는 순매도 관점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미증시와의 연계성 부족 이유로 꼽히는 점이다.

이날 옵션시장 동향을 보면 옵션만기를 앞둔 시장 분위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장초반 2.03까지 120.65% 급등했던 205콜옵션이 강보합까지 밀리고, 145%나 치솟던 207.5콜옵션의 경우 하락세로까지 돌아선 점은 지수 상승세 지속이라는 방향성이 담보되지 못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반영한다.

최근 2% 이상 급등했던 미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음날 또는 이틀 후 급락세로 돌변하는 점을 수차례 확인했기 때문에 옵션만기 부담이 있고 수급상황도 개선되지 않은 코스피시장을 추격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응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옵션 미결제 동향을 보면 콜은 행사가격 202.5 이하까지, 풋옵션은 202.5 이상까지 10만계약 미만이다. 이는 사흘 남은 옵션만기일까지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202.50, 코스피지수로 환산시 1580선 중심에서 장이 맴돌 것이라는 전망을 대변한다.

장중 등락이나 하루건너 뜨고 빠지는 일이 반복되면 궁극적으로 1580선 전후로 만기 지수가 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600대로 올라서기에는 코스피 자체적인 동력이 없는 반면 1550선 밑으로 되밀리기에는 해외변수가 호전됐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기간조정이 더 필요할 지 모른다.

그러나 WTI가 고점대비 20% 넘게 하락한 상태에서 증시가 7∼8% 상승에 그친다는 것은 매우 미흡하다. 상품에 쏠렸던 투기자본이 이탈한 뒤 갈 곳을 찾을 경우 가장 매력적인 곳이 증시란 견해에 동의한다면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면서 환멸을 느낄 정도가 된 증시가 새롭게 각광받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부정할 이유도 쉽게 찾기 어렵다.

현재 증시 방향성에 대해서는 위쪽으로 잡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고조된 변동성 때문에 섣불리 가담하지 못하고 좀 더 상황을 파악하자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자체 여력이 없기 때문에 결국 뉴욕장 결과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20일 이평선이 60일 이평선을 돌파하는 중기 골든크로스까지 확인하고자 한다면 이미 저점대비 10%가 넘는 종목이 속출한 뒤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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