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유명한 한마디과 함께 서울시 월계동 인덕대학의 아정홀에서 연극연습이 시작됐다. 폭염의 날씨에도 20여 명의 배우들은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다음달 5일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 오를 정주영 회장의 일대기 연극 '성공을 넘어'를 위해서다.
↑ 고 정주영 회장 일대기 연극 '성공을 넘어'의 연습현장
주최측인 선행칭찬운동본부의 의뢰를 받고 일주일만에 대본을 썼다는 그는 무거운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재미있게 그려내려고 했다.
↑ 장두이 인덕대 방송연예과 부교수
"위기의 순간에 정 회장의 아버지를 조언자로 등장시켰습니다. 안타깝게 죽은 건설 노동자들을 위한 위령제도 가상으로 설정했죠. 죽은 동생의 뒷바라지를 못해서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일을 통해서 정주영의 인간적인 포인트를 족집게로 집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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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즐겁게 웃다가도 어느새 찡한 감동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그의 눈빛에서 정 회장의 투철한 직업관과 불도저 같은 뚝심이 엿보였다. 그는 오로지 연극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자신의 인생 괘적이 정 회장과 일맥상통한 점이 많다고 했다.
"제 인생의 화두는 오로지 연극이었습니다. 제가 2대 독자 외아들이라 집안의 반대도 대단했어요. 사글세 단칸방에 살면서도 머릿속에 다른 것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돈 한 푼 없이 1978년도에 미국으로 떠나 8년 동안 불법체류자로 지내는 동안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극을 배웠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해도 입에 풀칠은 하고 산다'는 생각으로 달려왔다는 그는 자기를 희생하면서 뛰어들 수 있는 열정과 장기적인 안목을 보여주고 싶단다.
"지금처럼 경제적 난국 속에서 정 회장의 삶을 통해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이 연극의 최종 목표입니다. 가족들이 함께 와서 봤으면 좋겠어요. 아버지 세대가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토론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