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모여라"…경매 공동입찰 '붐'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8.08.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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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공동입찰자 낙찰건수 1374건…46.8%↑

부동산 경매시장에 '공동입찰' 붐이 일고 있다.

아파트나 상가, 토지 등 경매물건에 부부·친척·친구들이 함께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사설 경매교육기관이나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투자자들이 공동입찰에 나서는 사례도 많다.

10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올 1∼7월 전국 경매법원에서 2명 이상 공동입찰자가 낙찰받은 부동산 물건(주거용·상업용·토지)은 총 137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36건) 보다 46.8% 증가했다.



월별 공동입찰자 낙찰 건수는 △1월 176건 △2월 149건 △3월 215건 △4월 212건 △5월 220건 △6월 212건 △7월 190건 등이다. 지난해에는 월별 공동입찰자 낙찰 건수가 200건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

이처럼 경매 공동입찰이 증가한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리스크 분산을 중시하는 투자성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의 종합부동산세 기준 완화(가구별 합산→인별 합산 등)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절세를 위한 투자법으로 공동입찰이 각광받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공동입찰자들은 주로 수십억원대 고가 물건이나 차익이 기대되는 물건에 달려든다"며 "입찰했다가 낙찰받지 못한 투자자들까지 집계하면 경매 공동투자 수는 훨씬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경매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아파트 97㎡(감정가 13억원)에는 무려 8명이 팀을 이뤄 공동입찰했다. 이는 전체 응찰자 17명의 절반에 달하는 수다. 이전 경매에서 2회 유찰, 최저입찰가가 8억3200만원까지 떨어지자 공동입찰자들이 몰린 것이다.

지난 6일 입찰이 진행된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방배아파트힐 127㎡(감정가 13억원)는 공동입찰자(2명)가 낙찰받았다. 지난 3일 경매된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사우나도 3명의 공동입찰자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수십명이 함께 입찰에 나서는 사례도 많다. 지난달 17일에는 경기 파주시 금촌동 토지(전) 경매에 27명이 공동입찰해 낙찰받았다. 지난 6월10일 경매된 용인시 모현면 태영파크빌 1200㎡는 15명의 공동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코리아베스트 주용철 세무사는 "부동산은 물건별로 적용되는 세제가 달라 공동투자자간 갈등을 빚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투자 전 자금 마련 계획부터 세금 부담, 수익률 배분 등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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