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상승률 6% 넘을듯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8.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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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내림세로 돌아서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를 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제유가와 금리가 물가에 반영되기까지 길게는 2∼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향후 전기·가스, 상·하수도, 버스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여부가 하반기 물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도입 원유 두바이유의 지난 8일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4달러 내린 114.16달러를 기록했다. 4일 만에 8%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의 9월 인도분 가격도 지난 8일 전날 대비 4.82달러(4.02%) 떨어진 115.20달러로 장을 마쳤다. 3개월만의 최저치였다.

국제유가 하락은 국내 소비자물가에 결정적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9% 가운데 석유류와 이를 원료로 하는 공산품에 의한 인상폭이 3.5%포인트였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가 휘발유 뿐 아니라 석유를 원료로 하는 제품들의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짧게는 2주, 길게는 5개월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또 국제유가가 최근 내리긴 했지만 배럴당 90달러대 중반이었던 지난해말 유가에 비해서는 여전히 크게 높은 수준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국제유가, 밀, 원자재 가격이 최근 하락하고 있지만 단기간내 2006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고유가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8~9월까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7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9%였고 8월과 9월에도 만만치 않은 상승률이 나올 수 있다"며 "7월에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2%로 봤는데 그보다 조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보다 높은 6%대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제유가 급등세가 초고조에 달했던 6∼7월의 원유 수입단가가 이번달과 다음달에 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기존 유가 상승분이 추가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크게 낮았다는 점에 비춰 '기저효과'에 따라 올 8월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기·가스, 상·하수도, 버스 요금 등 공공요금도 물가에 주요 변수도 지목됐다.

한편 금리인상의 효과는 2개월 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금리가 인상됐지만 이것이 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약 2개월의 시차가 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에는 6%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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