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출발한 신용위기는 이제 경제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미국, 일본,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경기침체(recession) 공포에 떨고 있다. 여기도 에너지와 식품 가격 급등까지 겹쳐 경제는 최악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파생된 복잡한 금융상품들은 이미 전세계 금융시장에 너무나 많이 퍼져있었다. 중앙은행들은 파생금융상품 시장의 복잡성 때문에 이를 잘 파악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손실 규모를 잘못 파악했다.
결국 소비는 줄어들고 기업 설비 투자도 감소하는 등 경제는 침체 상황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경제에 대한 인식 결여 때문에 대부분의 경제권이 성장세에서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보다는 경기침체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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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앙은행들은 침체보다 오히려 인플레이션에 대해 더 큰 우려를 갖고 이에 대응하느라 경기침체에 대한 대응에 늦고 말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금리를 인상하기까지 했으며, 영란은행(BOE) 역시 금리 인상을 여전히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유로화 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ECB는 이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경기침체를 더욱 두려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 진정보다는 오히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CB도 이를 인식한 듯 8월 금리동결을 결정한 이후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하반기 상당정도 둔화될 것"이라며 경기부양에 더욱 무게를 둘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폴 드 그로웨 벨기에 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ECB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잡기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왔기 때문에 오히려 침체나 금융 위기에는 적절히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들 중앙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거시경제모델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