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전망 200→100弗…초라한 전문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8.0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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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200불 전망 사라져…이젠 100불이 또 다른 대세

유가가 지난달 11일 147.27달러까지 오를 때까지만 해도 모두들 연내 유가 200달러 시대가 올 것이라고 외쳤다.

그러나 유가가 이후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115달러 선까지 떨어지자 이제는 너도 나도 말을 바꿔 유가 100달러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원유 시장을 가만히 지켜보면 원유시장 전문가라는 이들의 모습은 초라하다 못해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유가전망 200→100弗…초라한 전문가


마켓워치는 8일(현지시간) 유가가 연말까지 200달러 간다는 전망들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 대신 100달러 전망이 대거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롤러코스터와 같은 급등락하는 장세를 보이자 아무도 섣불리 시장 상황에 대해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원유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데 자신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유가 전망이 200달러에서 갑자기 100달러로 돌변하자 투자자들도 갈피를 못잡고 헛갈려하고 있다. 그리고 시장 곳곳에서 이정도 예측은 내놓을 수 있다는 볼멘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자 얼굴을 들지 못하는 전문가들까지 생겨날 판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얼마 전까지 만해도 연내 유가가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던 전망들이 대세였다. 그러나 150달러에도 도달하기 불가능하다는 견해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다.

신 브로딕 머니앤마켓닷컴 천연자원 애널리스트는 "이제는 애널리스트들이 다시 한목소리로 하락 쪽으로 돌아왔다"면서 "이는 올 들어 원유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가가 단기에 110달러 혹은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지난달 11일 사상최고가인 147.27달러를 기록했다. 1년전 유가는 72달러에 불과했고 5년전 유가는 32달러 수준이었다.

이처럼 하늘 모르고 오르기만 할 것 같던 유가는 8일(현지시간) 무려 115.20달러까지 떨어졌다. 유가가 1개월이 채 안된 기간동안 21.78%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은 더욱 혼란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가 전망이 정확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변명이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유가 상승 원인이 풍부한 대신 유가 하락 요인들이 제한적이었다는 사실은 유가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었다고 주장한다.

최근 원유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미국 석유 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원유 수요는 하루 2008만배럴로 지난 5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공급은 지난해 평균 3090만배럴에서 올들어 3243만배럴로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 원유 하락에 대해 속단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인도 등 대표적인 성장 국가들은 원유에 대한 수요를 큰 폭으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원유 수요가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 매년 6~7% 증가세를 이어간다면 2020년 중국은 하루 2000만배럴의 원유를 소비하게 된다. 2030년에는 하루 4000만배럴이 된다.

하지만 중국의 원유 수요가 이렇게 증가하는 것은 가정일 뿐이다. 실제 수요 증가세가 이렇게 지속될 것이란 가정은 타당성이 없다고 전문가들의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클 린치 전략에너지경제연구(SEER) 사장은 "수요를 쫓기 위해 너무 많은 공급이 풀렸다"면서 "유가는 9월까지 100달러로 내려선 후 연말까지 80달러 선으로 내려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정보서비스의 수석 원유 애널리스트인 톰 클로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가 200달러를 외쳤지만 지금은 100달러에 베팅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의 경제 신뢰 결여로 수요 감소가 유가 하락의 주된 원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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