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장를 마치고 빠져나가는 유재천 이사장 ⓒ이명근 기자
KBS 이사회는 8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제1회의실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정연주 사장의 해임 제청안을 상정, 참석 이사 6명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이번 정 사장의 해임 제청은 지난 5일 감사원이 부실 경영과 인사권 남용 등의 책임을 물어 KBS이사회에 정 사장의 해임을 요구한 지 3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로써 정연주 사장은 오는 2009년 11월까지인 재임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사장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상황에 처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사회 직후 해임 제청안을 접수 받았으며, KBS사장 임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주초 해임 제청안을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인순 박동영 이기욱 이지영 이사 등 친야 성향의 이사 4명은 해임 제청안 상정 자체에 반대, 표결에 앞서 이사회장을 퇴장했다. 가장 먼저 자리를 뜬 남인순 이사는 "경찰력을 부른 채 이사회를 연다는 것은 치욕이다. 이 상태로 이사회를 여는 것은 용납 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정 사장은 이 글에서 "오늘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는 일부 이사들에 의해 그 독립성이 짓밟히고, 유재천 이사장의 요청으로 회사 안으로 진입한 경찰의 폭압에 의해 철저하게 유린당했다"며 "유 이사장을 포함한 6명의 이사들은 이제 역사 앞에 죄인이 되었으며, 공영방송 KBS를 유린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저는 KBS이사회에 사장 해임 제청권이 없는데다 이사회 개최 절차상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보기에 오늘 이사회 의결을 인정할 수 없다"며 "'보궐이사'로 지명된 강성철 교수의 자격문제 등을 변호인단과 상의, 법적 대응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