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타이밍' 적절했나

이대호 권현진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2008.08.0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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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시기 논란에 한은 "1년 염두에 두고 결정"… 시중금리 일제히 올라



앵커멘트: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인상과 동결 의견이 팽팽히 갈렸지만, 결국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은행은 오늘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5.0%에서 5.25%로 0.25% 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금리를 올린 것은 작년 8월 이후 1년 만입니다.



금리를 인상한 이유는 단연 물가불안이었습니다.

금리 결정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뚜렷하게 하향 안정곡선을 그리는 등 대외적인 물가압력 요인이 줄어들었지만, 금통위는 그동안의 급등에 따른 파급영향으로 소비자물가의 오름세가 크게 확대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달 5.9%까지 올라온 소비자물가를 비롯해 누적된 물가상승을 주목한 것입니다.


또한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물가 오름세가 하반기에도 목표범위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물가 상승률이 앞으로도 몇 달 동안은 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 같습니다. 이미 7월에 5.9%가 나왔는데 8월 9월도 만만치 않은 상승률이...”

반면 상반기 호조세를 보인 수출은 앞으로도 우리경제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지난 7월 초에 전망한 성장경로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금통위는 이번 금리인상을 통해 통화정책의 위상과 신뢰성 제고에도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통위의 역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만큼,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게 하고 환율시장의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최근의 고금리 때문에 서민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 시점에 기준금리 인상은 지나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해 최근 9%대에 육박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비롯해 대출이자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는 결정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예금과 대출금리를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예금금리는 은행별로 0.1~0.4%p까지 올리고 이에 맞춰 대출금리 또한 같은 비율로 인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은 그 어느 때보다 인상론과 동결론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주식시장은 다소 악재로 받아들였습니다.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긴 했지만 오늘 코스피 지수는 14.71p, 0.93% 하락한 1,564p로 마감하며 미국발 상승세를 이어받지 못했습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
“오늘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모습인데요, 은행과 건설업종이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힘들어하고 있고, 앞으로 적응과정을 거치면서 코스피가 전체적으로 조정을 받을 것 같습니다.”

금리를 인상한 시기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물가가 상승할 때는 동결하다가 유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어려운 때 인상을 결정한 것은 타이밍이 부적절 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성태 한은총재는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되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금리 결정의 한두 달 차이를 가지고 늦었다 빠르다 말할 수 없다.’며 ‘앞으로 1년을 염두에 두고 금리를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경제상황에 비해 금리인상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금리인상이 경제에 부담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게 물가관리를 더 잘하는 것이 한국은행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MTN 이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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