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카드사용액 늘어도 못 웃는 이유?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08.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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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신용카드 사용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고유가로 시작된 물가상승이 신용카드 사용액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다만 카드사 실적 개선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소액결제가 늘어난 탓이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카드 사용액은 사상 최대치인 26조44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21조5220억원)에 비해 22.8%늘어난 수치다. 전달(24조1810억원)보단 9.3% 증가했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어난 것은 물가 상승 요인이 컸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올랐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와 함께 현금 매출이 많았던 업종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카드로 지방세 납부가 가능해졌고, 현금 거래를 많이 했던 음식점, 학원, 부동산중개소 등에서도 카드 결제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무이자 할부와 연회비 할인 등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선 것도 카드 사용액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카드사 실적 개선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소액결제가 대폭 늘어 수익성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


실제 1만원 미만 카드결제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씨카드의 경우 지난 1만원 미만 결제가 2005년 9295만건에 그쳤으나 지난해 2억191만건으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까지 1억3260만건을 기록해 전년 전체 건수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카드 결제 1회당 사용액이 매년 줄고 있는 추세다. 올 상반기 1회당 사용액은 7만2000원으로 2006년 7만7000원, 2007년 7만2600원에 이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 5000원 미만도 현금영수증 발급이 가능해지면서 소액결제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소액결제가 늘어날 수록 카드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카드 사용액이 늘었다고 마냥 웃을 수만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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