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은혜갚는 호랑이'? 靑 보은인사 논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8.08.0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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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K 수사 검사, 청와대 입성
- 김중수 전 수석·최중경 전 차관 1달 만에 중용
- 靑 낙선자 공직배제 약속 어기고 잇따라 공직 임명

이번엔 보은인사 논란이다. 정권 출범초부터 '고소영·강부자 인사'로 구설수에 오른 청와대가 다시 한 번 인사파동에 휩싸일 조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BBK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장영섭(42) 검사를 최근 청와대 행정관으로 임명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장 검사가 이달 초 검찰에 사표를 내고 민정수석실 산하 민정2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수사통으로 능력을 인정해 영입했을 뿐 BBK 담당 여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설명이지만 야당의 반응은 따갑다.

최재천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의 인사를 보면 그야말로 보은인사, 보디가드 역할을 할 만한 사람들을 발령하는 인사"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앞서 '쇠고기 파동'으로 사퇴한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인위적인 환율시장 개입으로 물의를 빚다 물러난 최중경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지난 4일 주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대표부 대사와 아시아권 주요국가 공관장에 내정해 보은인사 논란을 예고했다.


특히 최 전 차관의 경우 지난달 경질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대신 십자가를 지운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자 "별도의 이유가 있어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가 1달도 안 돼 태도를 바꾼 셈이 됐다.

여기에 이 대통령 후보 시절 현직 대학총장 신분으로 이명박 지지를 선언했던 구양근 전 성신여대 총장도 공관장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지난 4월 김재수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와 이하룡 시애틀 총영사를 내정할 당시 두 사람이 각각 BBK 사건 대책 해외 네거티브 대책단 팀장과 전 한나라당 중앙위원으로 활동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다.

지난 4·9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들의 요직 임명을 두고 낙하산 인사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난 6일 한국조폐공사 사장으로 전용학 전 의원이 임명됐다.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천안 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이재씨와 안택수 전 의원은 각각 준정부기관인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과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임명됐다.

이밖에 맹형규 정무수석(서울 송파갑 낙천), 박형준 홍보기획관(부산 수영 낙선), 임삼진 시민사회비서관(서울 강서갑 낙천),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경기 하남 낙천), 박선규 언론2비서관(서울 관악을 낙천), 김해수 정무비서관(인천 계양갑 낙선), 정용화 연설기록비서관(광주 서갑 낙선) 등도 낙하산 인사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총선 직후 "공기업이 총선에서 떨어진 낙선자들의 자리를 만들어주는 곳이 돼서는 안 된다"며 "낙선자들을 곧바로 정부나 공기업에 기용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게 이 대통령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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