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뒤의 손님=주가 부동산값 하락?

머니투데이 박소현 머니투데이 방송기자 2008.08.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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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기준금리를 1년 만에 0.25%p 인상했다. 지난해 8월, 연4.75%에서 5.0%로 오른 기준금리를 이번에 5.25%로 인상한 것. 최근들어 국제유가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지만, 금통위는 물가불안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돼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은행의 예금금리도 잇따라 인상될 계획이다. 적게는 0.1%p, 많게는 0.5%p까지 예금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것이 은행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예금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오르기 마련, 부동산 시장도 침체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과거에는 어땠을까. 시간을 거슬러 한일 월드컵의 열기가 가득했던 2002년 5월, 기준금리가 4%에서 4.25%로 올랐다. 당시 금리 인상이 발표되기 이전부터 이미 콜금리 인상이 주가에 반영됐지만, 이 후 금리 인상이 경제전반에 끼친 결과는 심히 컸다.

콜금리 인상 후 은행의 대출금리는 최고 0.18%p 상승했다. 가계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과열은 다소 진정됐지만, 서민들은 대출금 이자를 갚아내기 위해 적잖은 고통을 겪었다. 채권 관련 펀드에도 환매 비상이 걸렸다. 보통 시장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펀드수익률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고객의 환매가 늘어나면서 투신권은 보유채권을 처분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투신사가 다량의 채권을 처분하게 되면 금리가 다시 추가 상승하고, 펀드 수익률은 또 다시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2007년에 있었던 두 달 연속 금리 인상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7월과 8월에 각각 0.25%씩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는 8%대를 넘어섰다. 당시 수도권에 거주하는 시민 1인당 평균 주택담보대출금액이 1억 2~3천만원이었다는 점을 미루어보면 시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다.

부동산 사정도 좋지 않았다. 강남 도곡동에 있는 26억원(당시 시가)짜리 T아파트가 경매에서 16억원에 유찰됐다는 뉴스보도가 있을 정도로 당시 부동산 가격은 끝없이 하락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빡빡한 살림살이에 시달리는 시민들에게 더 큰 빚을 얹어주는 고통을 주지 않도록 당국의 대책마련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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