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기술유출 우려에도 '중국 가자'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8.07 13:31
글자크기

하이닉스 이어 인텔·엘피다 등 잇따라 최첨단 공장 건설키로

반도체 기업들이 전세계의 제조공장 ‘중국’에 잇따라 최첨단 공장 설립에 나서고 있다. 첨단 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내 300mm 팹(Fab) 건설을 주저해 왔던 업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업계의 ‘중국行’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램 업계 3위인 일본 ‘엘피다’는 총 50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 쑤저우에 300mm(12인치) D램 라인을 건설키로 했다. 엘피다는 '쑤저우 벤처 그룹'(SVG)과 연말까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2010년부터 D램을 양산할 예정이다. 초기 생산량은 웨이퍼 투입 기준 월 4만장, 이후 8만장까지 확대된다.



반도체 업계, 기술유출 우려에도 '중국 가자'


중국내 300mm 라인을 세우는 해외 기업은 ‘엘피다’가 세번째이다. 하이닉스 (233,500원 ▼2,500 -1.06%)반도체가 지난 2006년 ST마이크로(현 뉴모닉스)와 합작으로 ‘우시’에 처음으로 300mm 라인을 건설해 양산을 시작했고 미국의 인텔이 2010년 양산을 목표로 ‘다이렌’에 300mm 라인을 건설 중이다.

또 중국내 300mm 라인 건설을 금지해 왔던 대만 정부도 최근 들어 이를 풀어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마잉주 대만 총통은 지난달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본토에 300mm 라인을 건설할 수 있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어 대만의 ‘프로모스’는 “정부가 허용한다면 중국에 300mm 라인을 건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대만의 반도체 선두 기업들은 기술 유출을 우려해 중국에 최첨단 공장 건설을 꺼려 왔다. 대만 정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중국내 200mm 라인 건설만을 허용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중국 쑤저우에 조립 공장만을 운영하고 있다. 인텔도 상하이에 테스트 공장, 쓰촨성 청두에 조립 공장만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가 최첨단 반도체 생산라인을 잇따라 중국에 건설하는 이유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공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내 PC 생산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18% 상승해 8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세계 생산량의 18%에 해당한다. PC는 D램의 주요 수요처로 D램 생산기업으로서는 중국 시장이 그만큼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 인텔이 아시아 최초의 공장 건설 지역으로 중국을 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해외 반도체 기업들에게 단순 조립생산 라인인 후공정 공장 대신 전공정 공장인 ‘팹’ 건설을 요구하면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하이닉스도 중국 우시에 팹 건설 당시 각종 세제 지원, 토지 제공, 현지 금융 주선 등의 혜택을 받았다. 엘피다도 비슷한 지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사장은 "(지금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투자할 적기"라며 "이번 투자로 중국과 아시아 전체 시장에서 엘피다의 생산과 마케팅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