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은 단기악재..은행·건설주 충격"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배성민 기자, 오승주 기자 2008.08.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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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확산, 이자부담 우려...불확실성 해소는 긍정적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악재가 될 수 있지만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오현석 삼성증권 (44,650원 ▲1,150 +2.64%) 투자정보파트장은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에서 정책금리 마저 인상돼 내수경기 하강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 파트장은 또 "주식시장 입장에서 본다면 재무구조가 부실한 한계기업은 시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될 여지가 있다"며 "금리인상 발표 후 건설업종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은행업종도 무기력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과 은행의 하락 반응은 이들이 금리인상에 가장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리인상이 긴축의 새로운 시작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오 파트장은 "이번 인상이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최근 소비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 물가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저하였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물가불안 심리를 진정과 유동성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또 "금리인상은 원화 약세를 저지하는 데 기여하는 한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비용도 절감시킬 것"이라며 "연내 한은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제한시켜 향후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은행주와 건설주에 악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이창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건설업종이 미분양 등 국내 주택경기 부진과 미국의 서브프라임론의 추가 부실 가능성 등 두 가지 부정적 변수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금리인상은 건설 업종에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국내 주택 미분양과 73조원을 넘는 PF 잔액 등을 고려할 때 중소건설사의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 당분간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4분기까지는 박스권에서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은행주에 대해 "이번 금리인상은 모처럼 찾아온 은행주 반등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 연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은행 건전성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늘 수 있어 주가에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김재우 애널리스트도 "경기침체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어 은행들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증폭될 수 있다"며 "앞으로 대출 연체 등이 더욱 확산될 경우 은행주들이 연말까지 고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금리를 동결한다는 가정 하에 과매도에 대한 반등 국면이 연출됐지만 전격적인 인상으로 가정이 근본적으로 뒤흔들렸다"며 "단기 모멘텀 상실로 타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금리인상이 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일회성 성격으로 은행주들의 펀더멘털은 더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낙관론도 없지 않다.

메리츠증권 임일성 애널리스트는 "은행주들의 주가수익비율이 7배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다 건전성 우려도 아직까지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며 "3∼4분기 실적도 견조하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주 주가는 더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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