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업계 "예견된 인상, 시장충격 제한적"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8.0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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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는 7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결정에 대해 대체로 '예상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한국은행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5.00%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5.25%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 4.75%에서 0.25%포인트 인상된지 1년만의 조정이다.

이번 금통위의 금리인상은 경기둔화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물가상승에 더 무게를 둔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각 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들은 공통적으로 "국내 증시에 단기적으로 악재가 될 수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금리인상에 대한 공포감과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예견된 악재'로 인한 충격은 적어…추가인상 여부가 관건
김영일 한국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일부에선 전격적인 금리인상이라고 하지만 한은에선 이미 금리인상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며 "이번 금리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 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금리가 동결됐다면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겠지만 인상에도 불구하고 증시에 주는 충격은 적을 것"이라며 "한은이 이미 금리인상을 언급했던 터라 현 증시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한은의 향후 금리정책에 대한 코멘트"라며 "만일 추가 금리인상 여부에 따라 시장 반응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건 교보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시장의 컨센서스는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이 대다수였다"며 "향후 추가적으로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일시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이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크게 시장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다"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특별히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발언만 없다면 시장은 곧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물가상승 등 금리인상 수요 자체는 있었지만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다"며 "수요를 위축시키고 시장에 충격을 줄만큼 강력한 발언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불확실성 해소·물가잡히면 경기회복…오히려 긍정적

김영준 NH-CA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번 금리인상에 대해 '물가안정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조치'로 해석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안정세에 금리인상이 더해진다면 인플레이션을 더욱 효과적으로 잠재울 수 있다"며 "물가 안정책이 효과를 거둔다면 이후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면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반감된다"며 "물가안정책을 먼저 취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경기회복을 추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인호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금통위의 결정에 대해 "금리 인상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 본부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통위가 일단 금리인상이라는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경기둔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라 올해는 어렵겠지만 내년쯤 금통위가 금리를 다시 내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베어마켓 랠리도 가능…외국 매도 눈여겨봐야

김기봉 CJ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증권주, 금융주가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고 부동산시장 위축 우려로 건설주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하루 이틀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그러나 최근 시장이 악재에 대해 단기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유의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 대차거래를 자주 활용하는 외국인들의 매도 여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최인호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투신과 기관의 현금 비중이 높고 하반기 연기금도 자금 집행에 나서고 있으며 외국인 공매도 물량도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며 "최근 급반등으로 증시가 한 차례 쉬어갈 수는 있지만 베어마켓 랠리가 가능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1550 부근에선 밸류에이션이 10~11배로, 이는 비싸지도 않고 경기를 반영했을 때 싸지도 않다"며 "이미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낮아진 상태여서 수급 여건이 양호하고 악재가 추가적으로 심화되지 않는다면 안도 랠리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낙폭이 컸던 건설과 IT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1700~1800까지는 단기적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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