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일종의 마케팅이라 한다면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인 정치인들도 자신의 상품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애쓴다. 정치인들에겐 절제된 말과 행동이 주요한 브랜드 관리 전략이다.
박 전 대표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 대신 꼭 필요한 말만 집약적으로 표현하길 즐긴다. "오만의 극치"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란 말로 상징되는 '한 마디 정치'가 단적인 예다.
박 전 대표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희소성'이란 명품 브랜드 관리 전략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박 전 대표의 최근 행보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박 전 대표는 최근 1주일에 한 차례 정도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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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를 찾아 대구시와 시·당간 당정회의에 참석했다. 그 이후 국회 활동에 전념하다 지난달 30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얼굴을 나타냈다.
일주일 뒤인 6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엔 일정상 참석하지 않았지만 하루 전날에 복당한 친박계 측근 의원 18명과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3주 동안 1주일에 딱 한 번씩만 '공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최근의 심경을 미니홈피를 통해 전하는 것 외엔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일절 말을 삼가고 있다.
전날 측근들과의 만찬 회동에서 박 전 대표는 "모두가 각 지역 주민들이 선택해줘 국회의원이 된 만큼 열심히 일해 달라"는 원칙적 차원의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에 참석한 한 측근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복당 이후 처음으로 박 전 대표를 모시고 환영 만찬을 한 것"이라며 "특별히 정치적으로 의미 있을 만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다른 핵심 측근은 "박 전 대표의 절제된 행보는 이미지 관리 차원의 의도된 것이라기보다는 원칙을 말하되 돌려 말하길 꺼리는 특유의 정치 스타일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