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행보, 명품브랜드 전략 '닮은꼴'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8.06 19:11
글자크기
명품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희소성'이다. 세계 유수의 브랜드는 필요한 만큼의 품질좋은 상품을 생산해 명품의 가치를 높인다.

정치가 일종의 마케팅이라 한다면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인 정치인들도 자신의 상품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애쓴다. 정치인들에겐 절제된 말과 행동이 주요한 브랜드 관리 전략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치권의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는 단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박 전 대표는 현실 정치인 가운데 가장 정제된 언행으로 유명하다.

박 전 대표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 대신 꼭 필요한 말만 집약적으로 표현하길 즐긴다. "오만의 극치"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란 말로 상징되는 '한 마디 정치'가 단적인 예다.



정치적 비중에 비해 공식 일정도 극히 적다.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정된다.

박 전 대표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희소성'이란 명품 브랜드 관리 전략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박 전 대표의 최근 행보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박 전 대표는 최근 1주일에 한 차례 정도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25일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를 찾아 대구시와 시·당간 당정회의에 참석했다. 그 이후 국회 활동에 전념하다 지난달 30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얼굴을 나타냈다.

일주일 뒤인 6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엔 일정상 참석하지 않았지만 하루 전날에 복당한 친박계 측근 의원 18명과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3주 동안 1주일에 딱 한 번씩만 '공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최근의 심경을 미니홈피를 통해 전하는 것 외엔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일절 말을 삼가고 있다.

전날 측근들과의 만찬 회동에서 박 전 대표는 "모두가 각 지역 주민들이 선택해줘 국회의원이 된 만큼 열심히 일해 달라"는 원칙적 차원의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에 참석한 한 측근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복당 이후 처음으로 박 전 대표를 모시고 환영 만찬을 한 것"이라며 "특별히 정치적으로 의미 있을 만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다른 핵심 측근은 "박 전 대표의 절제된 행보는 이미지 관리 차원의 의도된 것이라기보다는 원칙을 말하되 돌려 말하길 꺼리는 특유의 정치 스타일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