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값 떨어지니 원자재펀드는 울상

머니투데이 권현진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2008.08.06 18:28
글자크기

'볼짱 다본' 원자재펀드, 팔어 말어?

올 상반기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원자재가가 주저앉을 기색을 보이자 반대로 원자재펀드는 울상을 짓고 있다.

8월들어 원자재 가격 내림세가 심상치 않다. 5일(현지시각)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장중 배럴당 119달러까지 내려갔다. 주요 금속과 곡물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올해 초 온스(Toz)당 102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금 가격은 11% 이상 떨어진 905달러선으로 밀려났고, 지난달 1부셸당 7.50달러까지 치솟았던 옥수수값은 5.56달러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원자재펀드의 하반기 성적표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로 6, 7월들어 원자재펀드 수익률은 국제유가와 곡물 하락세에 맥을 추지 못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원자재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1%로 곤두박질쳤다.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도 대부분 마이너스로 돌아서 누적수익을 깎아먹고 있다.



일부에서는 원자재펀드 수익률이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환매를 고려하고 있다. 상승 기대심리보다 하락 기대심리가 커지면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보합권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윤여삼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서 수요가 극히 둔화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엔 상반기와 같은 가파른 상승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자원생산국에 대한 투자를 대체할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미국 증시가 유가 하락을 반영하는 속도가 느려져 수혜주를 찾기가 어렵다. 신용경색 리스크 등 곳곳에 깔린 악재 때문에 증시가 탄력을 받기 어렵다는 평가다.



원자재펀드 '땡처리'는 이른바 분산투자 원칙에도 어긋나는 감이 있다.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우산장사가 날씨가 개면 양산도 들고 있다가 파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불확실성이 큰 장세에서는 한쪽에다 '몰빵'하는 것은 손실의 지름길로 여겨진다. 국제정세 불안과 재고량 불확실에 유가가 다시 반등하지 않는다는 법도 없다.

전문가들은 '자원소비국'에 못지않게 '자원생산국'에 투자해 유가 변동의 손실위험을 회피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시장에 변동성이 큰 가운데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문제라는 것. 기대치를 실현한 상품은 과감히 정리하고 원자재펀드를 한 개 정도 보유하는 것이 대안이다. 하나UBS자산운용 우창균 마케팅차장은 "원자재펀드 가격 상승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하나쯤은 들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