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1700대 가서 생각하자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8.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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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3차례 급락 마무리…외인 매도는 걸림돌

코스피지수가 1580선까지 급등하며 단 하루에 5일, 10일, 20일 이평선을 모두 넘었다.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도에 변함이 없었고 프로그램 순매수 이외에 특별한 매수세도 찾기 어려웠지만 뉴욕증시 급등과 국제유가 하락세라는 외부 호재가 마침내 코스피 증시에 서광을 비췄다.

배럴당 120달러 밑으로 떨어진 유가는 증시에 절대적인 호재이며 미 공개시장회의(FOMC) 또한 주가 상승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다우 30종목 중에서 셰브론만 하락했던 것처럼 코스피 시총상위 30종목에서 S-Oil (62,400원 ▲2,100 +3.48%)만 소폭 하락했을 뿐 전업종지수가 상승세를 펼쳤다.

시총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가 3.5% 올랐고 하이닉스 (174,100원 ▲5,000 +2.96%)는 무려 8.2% 급등했다.
지난 이틀간 하락했던 LG전자 (105,900원 ▲2,900 +2.82%)LG디스플레이 (10,580원 ▲10 +0.09%)도 상승하면서 전기전자업종이 3.7% 올랐다.



지난 사흘간 10% 가까이 급락했던 포스코 (369,000원 ▼6,500 -1.73%)는 2% 오르면서 철강금속 업종의 추락세를 막아냈다.
현대중공업 (185,800원 ▲2,500 +1.36%), 삼성중공업 (10,040원 ▼10 -0.10%), 대우조선해양 (31,300원 ▲700 +2.29%), 현대미포조선 (100,900원 ▲900 +0.90%) 등 조선주도 질곡을 벗어났다.
국민은행 (0원 %), 신한지주 (54,900원 ▼1,000 -1.79%), 우리금융 (11,900원 0.0%) 등 은행주는 소리 소문없이 2∼3일 연속 5% 이상 상승했다.

대만증시에서 외국인이 이날 3200억원 상당의 주식 순매수에 나선 것과 달리 장초반 500억원대 주식순매수를 나타내던 외국인이 415억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실망을 안겼다.
하지만 매도규모가 크지 않았을 뿐더러 전기전자 업종에 359억원의 순매수를 집중시킨 것은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장중 평균 베이시스가 전날(1.68)에 비해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순매수로 돌아섰고 비차익거래가 연일 1000억원선 순매수 기조를 이어간 점은 장세를 보는 기관의 시각이 개선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1500선을 밑돌던 지난달 주식 매수에 나서면서 현금보유율을 30%에서 5%로 낮췄다.

지난 1월과 3월, 그리고 7월 3차례에 걸친 주가 급락세가 마무리되고 또 다시 상승세가 전개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향후 코스피지수 목표치 설정이 중요해졌다.



최악의 경우 7월24일 고점인 1627선을 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베어마켓 랠리의 한계를 지녔다고 하더라도 2월말 고점인 1740선까지는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유가 급등 여파로 떨어진 200p 정도는 유가 하락반전에 의해 회복되는 것이 정상적인 수순일 것"이라면서 "1700대 회복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1월이나 3월 반등보다 이번 반등의 질이 나아보인다"면서 "1700선까지는 반등 조정이 이어질 것이며 9월 이후의 상황에 따라 대세상승 재개 여부를 타진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반등장에서 손꼽을 업종에 대해 그는 IT전자와 금융업종을 추천했다.
지난 2월 반등이 조선업종이었고 3월 중순부터 2개월간의 반등이 IT전자와 자동차로 집약됐는데 이번 반등에도 지난 6월 중순부터 1개월간 급락세를 보인 IT전자가 매력적일 것이며 미국 금융주 회복과 발맞춰 금융업종이 새로운 주자로 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주가 방향이 상승으로 바뀌더라도 '상승추세 재개' 같은 힘찬 표현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반등' 또는 '베어마켓 랠리'의 수식어를 떼지 못한다는 것은 현재 시장 분위기가 얼마나 침울한 지 대변한다.

김부장은 현재 시장 상황을 "심리적 공황상태"라고 표현했다.
비록 주가가 1500선에서 바닥을 다진 뒤 오름세를 재개하는 모습이지만 '주가 2000'의 기대감 거론은 찾을 수 없고 베어마켓 랠리 종료후 하락세 재개시 1500선 붕괴 우려만 가득한 상태라는 진단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우 부동산 문제가 있고 중국은 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 재고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미증시가 뜬다고 해서 한국과 중국이 동반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친 낙관론이며 스태그플레이션이 미국이 아닌 중국에서 발생하면서 연관성이 높아진 한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라는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외국인과 기관의 본격적인 주식매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11월 주가가 하락세를 시작하기 전까지 증시 분위기는 매수 일색이었다. 2000선을 넘은 주가가 3000선까지 갈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버블 붕괴에 대한 대비는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재는 당시와 정반대로 주가가 상승세를 재개할 것이라는 기대가 전무하다.
적립식 펀드 가입자는 이미 매월 납입하는 돈의 인출을 중지했거나 환매를 시작했다. 아직 버티고 있는 대다수의 부류는 본전에 근접할 경우 무조건적인 환매에 나설 작심을 하고 있다.



군중심리와 소수의견을 종합하면 심리적인 종말론이 만발한 현재가 본격적인 터닝 시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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