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집값, 강남집값과 격차 좁혔다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8.08.0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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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집이 비쌀수록 더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강남과 강북의 집값 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강남 인근의 용인시 과천시 성남시까지 퍼지고 있다.

◇강동구도 하락세 동참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7월 한달 동안 강동구의 아파트값이 2.32% 떨어지면서 서울시내에서 구별로는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송파구는 7월 -1.43%의 아파트값 변동률로 강남구의 뒤를 이었다. 서초구는 -0.86%, 강남구는 -0.77%를 기록했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인근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 과천시는 -2.23%, 성남시는 -0.90%, 용인시는 -0.71%였다.



반면 7월 강북지역에서는 뉴타운 및 재개발 이주수요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강북구(3.02%), 은평구(2.64%) 등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경기 북부지역에서는 동두천시(4.99%), 포천시(4.50%), 의정부시(3.07%) 등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신경희 부동산뱅크 선임연구원은 "7월 한 달 동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전국적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졌다"며 "세제 및 재건축 규제를 일부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논의에도 뚜렷한 시행 플랜이 없어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고 분석했다.

◇비싼 집들이 더 많이 떨어져


부동산뱅크 집계에 따르면 버블세븐 지역에서 최고점대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아파트값은 8억원대였다.

3.3㎡당 가격이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1월 마지막 주부터 7월 말까지 버블세븐지역의 8억원대 아파트값은 9.34% 떨어졌다. 8억원대 아파트의 3.3㎡ 당 평균가격은 2416만원에서 219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버블세븐지역에서 3.3㎡ 당 평균가격이 2139만원에서 2094만원으로 내려가 2.11% 하락한 것에 비하면 하락률로는 4배가 넘는 수치다.

7억원대 아파트는 3.3㎡ 당 2358만원에서 2228만원으로 떨어져 5.53% 하락했다. 이어 10억원대 -4.70%, 11억원대 -4.02%, 15억원대 이상 -3.38%, 12억원대 -2.34% 순이었다.

반면 버블세븐의 4억원대 이하 저가 아파트들은 거센 상승세를 보였다. 1억원대 아파트는 3.3㎡ 당 861만원에서 948만원으로 10.15% 오르면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4억원대는 3.95%, 3억원대는 3.45%, 2억원대는 3.44%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나기숙 부동산뱅크 연구원은 "1억원대 이하 아파트의 경우 강남 3.88%, 서초 6.24%, 송파 1.76%, 목동 10.55%, 분당 26.36%, 용인 5.03%, 평촌 16.85%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며 "저가 아파트가 버블세븐 전 지역에서 상승하면서 약세장을 무색케 했다"고 설명했다.

◇강남북 격차 해소 중

강남지역의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강북지역 집값이 오르면서 강남북간 아파트값 격차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강북 수준으로 집값이 조정을 받은 대표적인 지역이 송파구 문정동과 풍납동 일대다.

신규섭 부동산114 차장은 "송파구 문정동 아파트값은 2006년 말 3.3㎡ 당 2576만원을 정점으로 꺾이기 시작해 2008년 6월 현재 2293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특히 단지 규모가 작은 아파트들 중에는 3.3㎡ 당 2000만원 이하로 거래되는 아파트들도 적지 않아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끈다"고 설명했다.

신규섭 차장은 이어 "현재는 파크리오(옛 잠실 시영) 아파트 등 재건축 아파트의 입주 여파로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지만 입주가 마무리되면 다시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이 지역은 잠실 생활권에 속해 실수요자들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신 차장은 또 "풍납동은 송파구에서도 가장 소외된 지역 중 하나"라며 "사적 11호인 풍납토성으로 인해 개발에 제약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엔 영어마을 수혜지로 부상하고 있는데다 재건축 등 개발 호재도 적지 않은 지역"이라며 "올 7월 현재 3.3㎡ 당 매매시세는 평균 1647만원으로 강북권 아파트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강북 아파트의 분양가와 비교하면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이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강북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가는 3.3㎡ 당 평균 1400만원대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또 강북의 교육 특구라는 노원구 중계동 일부 아파트는 1400만원대에서 대형 아파트의 경우 1800만원대까지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이처럼 강남과 강북 아파트 가격차는 지난 2006년 말을 기점으로 많이 줄어들었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강남북 대표 3구의 아파트 가격은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2006년 말 3.3㎡ 당 최저 1648만원에서 최고 2661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올 들어 강북 아파트의 강세에 힘입어 올 7월 현재 1164만원~2299만원으로 격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 차장은 "올해는 강남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재건축 아파트들의 하락폭이 컸으며 이 같은 강남 아파트의 약세는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강남 아파트들이 여전히 강북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개별 단지에 따라서는 강남권 아파트 가격에 근접한 강북 소재 아파트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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