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왔건만…" D램 경기회복 언제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8.0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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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고정거래가격 하락세 전환… 시황 회복 내년 하반기에나

D램 수요가 늘어나는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D램 가격은 오히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올해 성수기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올 하반기로 예상했던 D램 경기의 회복 시기도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대만의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제품인 512메가비티(Mb) 667메가헤르쯔(MHz) DDR2의 8월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은 1.13 달러를 기록, 지난달 하반기에 비해 5.04% 하락했다. 1기가비트(Gb) DDR2 가격도 2.25 달러로 5.5% 떨어졌다.



"성수기 왔건만…" D램 경기회복 언제


D램 고정거래가격이 하락한 것은 3월 상반기 이후 5개월 여만이다. 고정거래가격이란 D램 생산업체들이 PC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가격으로 통상 매달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 차례씩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삼성전자 (81,800원 0.00%)하이닉스 (236,000원 ▲4,000 +1.72%)반도체 등은 생산량의 80% 이상을 고정거래가격으로 납품하고 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4월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타기 시작, 6월 하반기 1.19 달러까지 꾸준히 상승했지만 7월 들어 보합세를 기록해 왔다.



D램 가격이 하락한 것은 D램의 주요 수요처인 PC 제조업체들의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PC 제조업체들은 올 상반기에 재고를 쌓기 시작해 현재 4~6주, 많은 곳은 두 달치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C 제조업체들은 4월 하반기부터 D램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주문을 늘려 미리 재고를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결국 비수기인 상반기의 D램 가격 상승이 성수기인 하반기 D램 가격을 억누르고 있는 셈이다.

특히 3분기는 전통적인 D램 판매 성수기임에도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3분기는 이른바 '백투스쿨'(신학기) 효과와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앞둔 선(先) 주문으로 D램 수요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사이클이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경기 위축에 따른 소비둔화와 재고 증가로 '성수기' 효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도 지난 4일 D램 가격이 3분기에 1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거시경제 위축의 영향으로 D램 수요는 저조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로써는 8월과 9월 백투스쿨 관련 수요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설비투자 축소에 따른 공급 둔화로 하반기부터는 D램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사그라지고 있다.

'아이서플라이'는 일부 D램 업체들의 투자 축소가 수요 공급의 균형에 도움이 되겠지만 삼성전자 (81,800원 0.00%), 하이닉스 (236,000원 ▲4,000 +1.72%) 등 선두권 업체들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미세회로 공정 전환이 이뤄짐에 따라 D램 경기 회복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도 최근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연초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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