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성장으로 100년 기업 뿌리 내린다

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 2008.08.0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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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 개척 교보생명 창립 50주년 <下>

교보생명은 교육보험을 발판으로 보험업계 정상에 오른 후에도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고 국민 속에 보험이 뿌리내리게 했다.

또 끊임없는 경영혁신을 통해 줄기를 튼튼히 하며 성장을 이어갔고 1995년 회사명을 '대한교육보험'에서 '교보생명'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국내 보험업계를 선도하며 성장가도를 달리던 교보생명에게도 외환위기는 큰 시련이었다.

◇변화혁신으로 외환위기 파고 넘어= 외환위기 이후 2~3년동안 교보생명은 무려 2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거래하던 대기업들의 연쇄 도산과 주식시장 붕괴 때문이었다. 2000년에는 무려 25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창재 회장.↑신창재 회장.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던 교보생명이었지만 기업의 생존을 걱정할 만큼 큰 위기였다. 이 시기에 경영일선에 나선 신창재 회장은 "매출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며 업계의 오랜 관행인 외형경쟁을 중단시키고 변화혁신을 선포했다.

경영의 패러다임을 볼륨(Volume)에서 밸류(Value)로 전환, 질적 경영을 강력히 추진하기 시작한 것. 질적 성장과 내실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은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다.

교보생명의 변신은 고객중심의 생산성 향상에서 시작됐다. 설계사수를 절반 이상 줄이고 점포도 통폐합해 정예화했다. 덩치를 과감하게 줄인 것이다. 마케팅 전략도 단기 저축성보험에서 중장기 보장성보험 위주로 180도 전환하며 영업관행을 혁신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부문은 과감하게 정리했다.


또 유가증권 자산운용을 외부 전문회사에 통째 맡겼다. 2001년에 변화와 혁신의 나침반이라 할 수 있는 '교보인의 비전'을 만들어 '동북아 시장에서 타깃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회사'라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전사 변화관리 프로그램인 K-BASIC을 통해 영업과 상품마케팅, 브랜드, 서비스, 자산운용, IT 등 10대 핵심부문의 실행과제를 추진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외형은 주춤했지만 변화혁신의 약효는 교보생명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위기를 딛고 더욱 강한 회사로 탈바꿈한 것이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지난 6년간 매년 3000억원대의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해왔다. 지난 2007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 당기순이익은 433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이익을 냈다. 90년대 400억~500억원 수준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

2000년 대규모 손실로 3500억원으로 줄어들었던 자기자본도 2008년 3월 현재 2조4450억원으로 늘어 7년간 7배나 성장했다. 특히 수익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지난해 23%를 기록, 탁월한 이익창출 능력을 입증했다. 다른 대형 생보사보다 2~3배 높은 수치다.

보험계약 유지율, 설계사 정착률, 이익률 같은 경영효율은 업계 최고수준이다.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도 매년 꾸준히 향상돼 올 3월 현재 글로벌 수준(200%)를 넘은 223%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한신정평가와 한국기업평가의 신용평가에서 최고등급인 'AAA' 등급을 획득한데 이어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로부터 국가 신용등급과 동일한 A2등급을 받아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좋은 성장으로 100년 기업 뿌리 내린다
◇이제는 100년 기업을 향해= 변화혁신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교보생명은 '올해를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본격적인 성장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5년까지 총자산 100조원, 이익 1조원이라는 중기 성장목표도 세웠다.

최근 신창재 회장은 '좋은 성장'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가 말하는 '좋은 성장'은 '고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객이 만족해야 매출과 이익이 늘고 그렇게 되면 고객, 임직원, 주주 등 이해 관계자 모두가 지속 발전하는 선순환을 이루게 된다는 것. 그의 '좋은 성장론'은 기업의 뿌리를 더욱 튼튼히 해 '존경받는 100년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생명보험의 본질적 가치를 전달하는데 역점을 두고 본업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성장전략도 눈길을 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종신, 연금보험 중심의 생명보험 고유영역과 퇴직연금 등 핵심사업 마케팅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큰 중국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보험그룹인 AXA그룹과 손잡고 자산운용의 글로벌화도 추진 중이다.

'동북아 시장에서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는 먼 미래의 꿈이 아닌 현실의 목표로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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