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교섭단체 바라보는 심경 제각각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8.08.0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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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교섭단체 구성 합의를 바라보는 여야의 심경은 복잡하다. 겉으론 "이해할 수 없는 동거" "샴 쌍둥이" 등의 비판을 함께 쏟아내고 있지만 속으론 제각각 주판알을 튕기느라 분주하다.

제3의 교섭단체가 탄생키로 결정된 이상 이에 맞는 전략을 다시 짤 수밖에 없기 때문. 당장 원 구성 단계부터 '양자 협상'이 아닌 '3자 협상'을 진행하는 등 구도가 바뀐다.



원 구성 이후에도 모든 원내 논의가 3자 테이블에서 치러진다. 교섭단체는 각 상임위원회별로 간사를 둘 수 있기 때문에 새 교섭단체가 사실상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도 있다.

원 구성 과정에서 상임위원장 배분도 달라진다. 기존 한나라당 12명, 민주당 6명이었던 구도가 한나라당 11명, 민주당 5명, 선진당 2명 식으로 변경된다. 숫자로 보면 제1당과 2당이 한 자리씩 잃게 되는 셈이다.



이런 점 등을 고려할 때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산법은 엇갈린다. 한나라당의 경우 '최악'은 아니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잃고 '또 다른' 야당이 입김을 세우는 것은 부담이다.

하지만 이보단 '득'이 많다. 선진당이 사실상 '보수 정당'인 만큼 일방적 '야권 공조'를 택하진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오히려 양자 구도 때보다 3자 구도 상황에서 선진당과 공조를 이뤄내면 민주당을 압박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 높다. 1당의 일방적 독주가 아닌 두 개 정당이 국회를 이끌어 가면서 구색을 맞출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민주당은 답답해졌다. 그간 의석수에서 크게 밀렸지만 원내 제1야당을 자임하며 형성해왔던 '1대1'의 구도가 헝클어졌다.

자칫 '보수대연합'의 파도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 "새로운 교섭단체가 야당으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는 정도의 반응만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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