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회장, 현대重 빼고 삼성重만 방문 왜?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진상현 기자 2008.08.0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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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발주 LNG선 대규모 수주..드릴십 등 해양 설비도 관심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이자, 세계적인 오일메이저인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슨 회장이 방한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방문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틸러슨 회장은 이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맞춰 입국해 1박2일 동안 국내에 머무른다.

틸러슨 회장은 첫날 이재훈 지식경제부 차관과 면담을 가진데 이어 다음날인 6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틸러슨 회장은 오전 11시 오후 3시까지 조선소를 둘러본 후 바로 중국으로 출국하게 된다. 1박2일의 짧은 일정 중 상당 시간을 삼성중공업 조선소 방문에 할애하는 셈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방문에 특별한 의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틸러슨 회장이 촉박한 방한 일정 중에 국내 조선소를 찾은 것은 엑손모빌이 발주하는 LNG선의 대부분을 국내 조선업체들이 짓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10,630원 ▲130 +1.24%)은 엑손모빌이 발주한 LNG선만 18척을 수주해 2척을 인도했다. 수주 금액만 모두 50억달러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도 19척,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은 모두 8척의 LNG선을 엑슨모빌로부터 수주했다.

세계 조선업계를 석권하고 있는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LNG선 분야에서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LNG선 대량 발주가 시작된 지난 2003년 이후 점유율은 삼성중공업이 34%, 대우조선 30%, 현대중공업이 11%로 이들 3사의 점유율만 75%에 달한다.


세계 석유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엑손모빌도 한국 조선업체들에 대해서는 신세를 단단히 지고 있는 셈이다.

엑손모빌이 세계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이 아닌 2위 삼성중공업을 방문한 것도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LNG선 수주가 많고, 오일메이저들과 관계가 깊은 드릴십(원유 시추선) 등 해양 설비 부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엑손모빌은 드릴십을 직접 발주하지는 않지만 드릴십 용선업체인 노르웨이 씨드릴사로부터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을 임대해 쓰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발주가 재개된 2005년 이후 나온 주문의 60% 이상을 수주하고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인 엑손모빌은 지난 4일 현재 시가총액이 4212억1612만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다. 올해 2/4분기 순익도 116억8000만달러로 미국 역사상 단일 기업이 한 분기에 올린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틸러슨 회장은 5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이재훈 지식경제부 제2 차관과 만나 국내 안정적인 LNG(액화천연가스) 공급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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