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수입차직수입 재도전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08.0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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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 수입법인 내년에 설립… 재벌 직수입사업 경쟁 촉발할까

코오롱 (16,420원 ▲10 +0.06%)그룹이 내년 초 수입차 직수입 사업에 재도전한다. 지난 1995년 BMW코리아가 설립되면서 수입 판매권을 넘겨준 후 14년만이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텍은 이르면 내년 3월경 일본 자동차 메이커 '스바루'와 한국법인 설립에 합의하고 상호 출자 지분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당초 코오롱은 스바루의 딜러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예 스바루와 한국 내 수입판매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수입차 직수입 판매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스바루 본사로부터 차를 직접 수입해 판매하는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스바루와 협의를 마쳤다"며 "상호 출자지분율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오롱이 50% 이상 지분을 가져 코오롱그룹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코오롱그룹은 계열사 코오롱상사를 통해 지난 1988년 국내 대기업 계열로는 처음으로 수입차 직판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1995년 BMW가 BMW코리아를 설립하면서 수입권을 가져가 BMW의 딜러가 됐다.

코오롱은 스바루를 직수입하고 딜러 업무까지 도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기업 계열이 수입과 딜러를 동시에 영위하기는 코오롱이 처음이다. 코오롱이 수입 주체가 될 경우 판매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저가공세를 펴게 되면 수입차업계의 가격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오롱은 딜러를 병행하기 때문에 딜러 마진을 극소화할 경우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성능 세단 '임프레자'로 유명한 스바루는 이미 중저가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업계는 더욱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 딜러사업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코오롱이 일본의 중저가차 수입권까지 확보할 경우 수입차 시장에 코오롱발 '저가 쇼크'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오롱이 수입차 직수입에 뛰어들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효성 GS 두산 LS 등 딜러 사업을 전개하는 재벌들도 직판사업 대열에 합류할 지도 관심거리다. 이들 재벌들은 젊은 후계자들을 중심으로 호시탐탐 수입차 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로 인해 수입차 시장이 재벌들의 직판 사업 경쟁체제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을 전망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딜러망을 확대할 경우 코오롱이 딜러로서 수도권에 스바루를 판매하고 점차 외부딜러를 모아 지방으로 딜러망을 넓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MW의 딜러인 코오롱글로텍은 지난해 이 사업에서만 2430억원 매출과 4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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