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철강도 '용빼는 재주' 없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08.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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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株 쇼크' 철강금속 이동… 경기침체 여파 지켜봐야

'조선주 쇼크'의 후폭풍이 5일에는 철강금속으로 옮겨붙은 모습이다.

전날 조선주들의 무더기 급락처럼 큰 폭의 하락은 없지만 최근 3거래일 연속 업종 순매도를 나타내는 점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우려와 조선산업을 뒷받침하는 측면에서 향후 실적저하 우려감이 번지면서 철강금속의 연일 내림세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철강금속 업종에 대한 순매도를 강화하고 있다. 3일간 1200억원이 넘는 매도 우위를 보인다. 최근 3일간 3700억원 가량의 순매도 금액 중 3분의 1가량을 철강금속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전날인 4일 526억원 순매도에 이어 5일에도 장초반임에도 불구하고 530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오히려 연초부터 줄기차게 팔아치웠던 전기전자는 8월 들어 매도세가 완연한 모습이다. 지난 1일 258억원을 순매수했고, 4일과 5일에는 33억원과 13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8월 들어 3거래일간 전기전자는 100억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2위이면서 철강 대장주인 POSCO (369,000원 ▼6,500 -1.73%)는 이날 오전 11시5분 현재 전날 대비 4.1% 급락한 49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다.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강화된 8월 들어 9.3%나 급락했다.

현대제철도 이날 4.8% 급락중이다. POSCO와 마찬가지로 3일째 하락세를 보이며 9.4% 떨어졌다. 포스코강판은 2거래일간 9.0% 주저앉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날 10.0% 폭락하는 등 역시 3거래일간 12.6% 내려앉는 모습이다.


철강주의 하락행진은 글로벌 경제의 침체 우려에 따른 가격의 불확실성이 대두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잇따라 가격을 올리며 고공행진을 지속했지만 글로벌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라는 악재를 피해가기 힘든 것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의 철강주도 국내와 다르지 않은 상황을 맞고 있다.

미국의 US스틸은 전날 뉴욕증시에서 7.6% 급락했다. 일본도 신일본제철이 7% 이상 하락했고 JFE홀딩스도 6.7%대 하락률을 보였다.

중국의 바오산 철강과 우한강철도 각각 5%와 6% 급락했다. 유럽도 예외일 수는 없다. 미탈철강과 티센크루프가 각각 3.2%와 1.8% 내렸다.



김경중 삼성증권 (44,650원 ▲1,150 +2.64%) 철강담당 연구원은 "그동안 철강업종이 시장대비 수익률을 웃도는 가운데 수요산업인 조선업종이 급락하면서 수요위축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이 제한되거나 업황둔화가 전이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두려움에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여기에 여름 비성수기에 따른 매도세가 더해진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지윤 CJ투자증권 연구원도 "선진국의 경기지표 둔화와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고 조정은 언제 깨어질지 모르는 수급 균형에 대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철강가격 동향과 수급 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은 '여전히 맑음'으로 점철된다.



삼성증권 김 연구원은 "현재 철강 가격은 견조한 실적에 비해서는 과도한 반응으로 보인다"며 "3분기부터 시작되는 계절적 성수기부터는 다시 주가의 상승모멘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기현 동양종금증권 (2,905원 ▲5 +0.17%) 연구원은 "철강업종의 화두는 이번 조정이 단기 흐름인지 아니면 2005년처럼 급락세로 돌변할 것인지에 대한 갈림길에 있다"며 "그러나 글로벌 철강가격이 상당수준으로 오른 데다 대형ㆍ통합화 등 결과를 놓고 살펴보면 급락세는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단기 조정이 있더라도 급격한 하락 내지는 장기간 조정의 가능성은 낮게 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탓에 전망에 대한 논란을 빚는 증권사들의 향후 예상을 액면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



증권업계의 한 연구원은 "최근 각종 원자재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수요감소에 따른 글로벌경기 침체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라며 "철강업체들의 실적저하도 이같은 수요감소와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이 연구원은 또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서 철강업종이라고 '용빼는 재주'는 없다"며 "지금은 비중확대보다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POSCO홀딩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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