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사태, 더 센 놈이 기다린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8.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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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규모가 큰 프라임 모기지 연체사태는 이제 막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지난해 미 금융권은 물론 전세계 금융권에 막대한 충격을 줬다. 천문학적 규모의 자산 상각이 잇달았고 유동성 마련에 실패한 일부 은행은 구제금융 신세를 지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신용도가 낮은 주택 담보 대출자(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이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먼저 상환능력을 상실했고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가 터졌다. 상대적으로 신용이 나은 사람들(프라임·알트-A 대출자)은 일단 첫번째 폭풍은 피했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상황이 특별히 나은 것은 아니다.

이들은 지금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계속되고 있는 신용경색과 주택 가격 하락, 경기 침체라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 프라임모기지 연체, 1년새 2배↑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윗단계인 알트-A 모기지 대출 연체율은 4월 현재 전년 동기에 비해 4배인 12%로 뛰었다. 또 한단계 위인 프라임 모기지 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두배인 2.7%로 상승했다.

이들 3가지 모기지 대출 중 프라임모기지 시장이 12조달러 규모로 가장 크다.


더욱이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주택 가격은 하락을 거듭하고 있고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다.

또 150억달러가 넘는 제너럴모터스(GM)의 분기 적자 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업 실적은 하향 곡선을, 4년래 최고로 뛰는 등 실업률은 상승 곡선을 각각 그리고 있다.

◇ 모기지사태, 2~3년 내 정점

이에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가 촉발시킨 모기지 전반의 불안이 향후 2~3년 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투자사 퍼스트퍼시픽어드바이저의 토마스 H 앳베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브프라임(사태)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프라임의 충격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JP모건의 제임스 다이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지난달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콜 도중 "(JP모건의) 프라임대출 피해가 향후 수개월 동안 3배로 불어날 것"이라며 프라임모기지 대출 시장 전망을 '무시무시하다'(terrible)라는 말로 대신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 상위 모기지들의 충격파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첫 상환 이전 유예기간은 2~3년이지만 프라임, 알트-A 모기지의 유예기간은 5~7년이다. 상위 모기지 대출 연체사태는 방금 지평선에 닿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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