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세력, 17개월만에 '유가하락' 베팅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08.0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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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쪽 가닥"… 7월 하락폭 '사상최대'

유가가 지난 7월 중순 이후 급락함에 따라 헤지펀드들이 17개월만에 처음으로 유가 상승 보다는 하락에 베팅했다고 마켓워치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실질 수요자가 아닌 헤지펀드들과 대형 투자자들의 지난 7월 숏포지션(매도)이 롱포지션(매수)을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만에 처음으로 상회했다"고 밝혔다. 숏포지션은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데 베팅하는 것이며 반대로 롱포지션은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데 베팅하는 것이다.



투기세력, 17개월만에 '유가하락' 베팅


MF글로벌의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메이어는 "헤지펀드 등 원유 시장의 투기세력들이 유가 강세 입장에서 선회하고 있는 것을 살펴 볼 수 있다"면서 "유가는 하락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CFTC는 지난 7월 29일로 끝난 주간에 숏포지션이 롱포지션을 660계약 상회했다고 밝혔다. 직전주에는 숏포지션이 롱포지션을 3640계약 상회했다. 1계약은 1000배럴의 원유와 동일하다.



2007년 7월말 롱포지션이 숏포지션을 12만7000계약 상회한 것에 비해서 확연이 달라진 분위기다. 유가는 지난 1년간 90% 이상 급등했다.

투기세력들의 유가 하락 전망은 최근 유가가 하락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유가는 배럴당 16달러 하락하며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폭 하락했다.

특히 이날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 인도분 유가는 전날보다 3.69달러(3%) 하락한 121.41달러로 마감했다. 유가는 장중 한때 배럴당 119.50달러 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지난달 5일 유가가 장중 147.27달러를 돌파하며 150달러선에 육박했다는 점을 기억할때 1개월간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산하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자동차 휘발유 수요가 하루 평균 940만배럴을 기록, 전년동기보다 2.4%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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