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하락의 '양날'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8.0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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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상품주 급락… 경기지표 부진 '불안'

[뉴욕마감]유가하락의 '양날'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금리결정을 하루 앞두고 뉴욕 증시가 등락을 거듭한 끝에 약세로 장을 마쳤다.

소비와 물가 등 경기 관련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발표되면서 뉴욕 증시는 약세로 출발했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의 손실 증가 소식도 금융주에 악재가 됐다.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120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반등탄력이 커지나 싶었다.
그러나 장 후반 에너지 상품관련주가 유가와 동반 급락하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2.17포인트(0.37%) 떨어진 1만1284.15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1.30포인트(0.90%)내린 1249.01, 나스닥지수 역시 25.40포인트(1.10%) 물러선 2285.56으로 마감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눈치보기로 시장이 방향을 잡지 못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에너지 관련주로 장후반 '팔자'가 몰리면서 S&P500 업종지수 가운데 에너지 업종이 6% 급락, 지수하락을 견인했다.



◇ 유가 120달러 아래로, 에너지 업종 6%급락

국제유가가 장중 한 때 배럴당 12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약세를 보인끝에 3개월래 최저치로 마감했다.
이로 인해 발레로 에너지가 5.5%, 슐럼버거가 5.8% 하락하는 등 에너지 관련주의 하락폭이 컸다.
엑손모빌이 3.9% 셰브론도 1.8% 각각 내려섰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69달러(3%) 하락한 121.4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5월6일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미국 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수요감소 전망이 하락압력으로 지속적으로 작용한데다 멕시코만에서 형성된 열대성 폭풍 에도아르도가 허리케인으로 발전하지 않아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WTI는 이날 장중 한 때 배럴당 119.50달러선까지 내려가 거래됐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전략비축유 가운데 7000만배럴을 방출하라고 촉구했다. 과거 전략비축유 방출이 2주내에 유가를 끌어내렸다는 점을 오바마는 상기시켰다.

달러화는 초반 강세에서 보합권으로 돌아섰다.
이날 오후 5시23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01센트(0.64%) 오른(달러가치 하락) 1.55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0.009%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108.26엔을 기록했다.

◇ HSBC 악재, 금융주 급락후 만회



유럽 최대 은행인 HSBC는 이날 상반기 순익이 전년대비 2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HSBC의 상반기 순익은 77억 달러(주당 65센트)로 지난해 같은기간 109억 달러(주당 94센트)보다 29% 줄었다. HSBC주가는 이날 1.9% 하락했다.

HSBC의 실적악화 소식으로 금융주는 장초반 하락폭이 깊었으나 유가급락으로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되면서 장 후반 낙폭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메릴린치가 1.71%, 워싱턴 뮤추얼은 8.46% 프레디 맥 5.76% 등 주택시장 침체의 중심부에 놓인 금융회사들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채권보증회사들의 보증채무 해결방안이 다각도로 제시되면서 암박이 10.55% 상승하고 MBIA도 0.9% 올라섰다.



◇ 상품가격 동반 급락

국제유가 급락과 달러가치 상승으로 금속 곡식 등 상품 선물가격도 급락했다.
광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이 11.9% 급락하고, 세계 최대 알미늄 업체 알코아가 3.4% 내려서는 등 상품 관련주들이 일제 약세였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선물 가격은 온스당 9.60달러 떨어진 907.90달러로 마감, 6주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 선물 가격은 한때 온스당 903달러 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플래티늄이 5.5% 하락하는 등 여타 금속가격도 약세를 보였다.



시카고 상업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선물가격은 부셸당 29.5센트(5%) 급락한 5.56달러로 마감, 3월25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주 기온이 내려가 옥수수 작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격하락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11월물 대두 가격도 5.1% 급락한 부셸당 12.95달러, 9월물 밀 가격은 4.4% 내려간 7.59달러, 10월물 설탕 가격은 뉴욕 ICE에서 5.7% 하락한 파운드등 13.32센트를 기록하는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일제히 급락했다.

◇ 소비물가 3년래 최대…인플레 압력 =

미국의 6월 소비 물가가 3년래 최대폭으로 오르면서 세금 환급에 따른 소비 부양 효과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6월 소비 지출이 전년대비 0.6%(연율기준) 증가, 예상치인 0.4% 증가율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적용한 실질 소비 지출은 0.2% 감소했다. 지난 2월 이후 첫 감소세다.



개인 소득 증가세도 둔화됐다. 6월 개인 소득은 0.1% 증가해 전달 증가율 1.8% 보다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치솟는 물가 때문의 정부의 세금 환급 조치가 일시적인 효과를 내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미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비 0.8% 상승, 지난 2005년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핵심 PCE지수 역시 0.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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