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특수? 반도체 업계엔 '올림픽 악재'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8.05 14:56
글자크기

중국, 올림픽 맞아 수입규제·짝퉁시장 단속강화..반도체 수요 감소

전 산업계가 베이징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반도체 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림픽 기간 동안 수입품에 대한 심사를 철저히 하고 소위 ‘짝퉁 시장’ 단속을 강화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램,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행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하이닉스 (183,800원 ▲2,900 +1.60%)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올림픽 때문에 수입에 대해 엄격한 규제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중국내 반도체 수요에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D램보다는 낸드플래시 쪽에서 영향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만의 최대 D램 생산업체인 파워칩 프랭크 황 회장도 최근 대만 IT 전문지인 ‘디지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D램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수입품에 대한 엄격한 규제로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이로 인한 수요 감소가 반도체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수입 규제와 반도체 수출의 연관 고리는 ‘짝퉁 시장’이다. 하이닉스나 파워칩 등 D램 제조업체들이 짝퉁 업자들에게 물건을 직접 공급하지는 않지만 반도체 유통상들을 통해 제품이 짝퉁 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간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대형 D램 업체들의 생산량 중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D램이나 낸드플래시 중 질이 떨어져 대형 PC 업체들에게 납품할 수 없는 제품들이 주로 이 시장에 공급된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올림픽 기간 중 짝퉁 시장 단속을 강화하고 수입품 중 이처럼 정품이 아닌 비품에 대한 검열도 철저하게 하면서 이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주로 현물시장을 통해 공급되는 이 수요가 감소하면서 D램 현물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김형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수입규제로 질이 떨어지는 반도체를 수입해 PC를 생산하는 중국의 수많은 지역 PC 업체들도 현재 수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올림픽이 지난 후에야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랭크 황 회장도 "반도체의 시장 성수기는 올림픽 이후에나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통상 4분기 전자제품 성수기를 앞둔 3분기에 매출이 늘어나는 계절성을 보인다.


SK하이닉스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