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조선 경기 논란 '수주해지 정말 악재?'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08.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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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기침체 '징조' 우려 급부상… 일부 투기 수요 문제일 뿐 반론도 강해

일부 대형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 계약 해지 소식이 조선업 경기 논란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수주 계약 해지가 세계 경기 침체 도래를 예상한 결과로 이는 곧 발주 부진, 조선업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반론도 강하게 제기된다. 호황기에 나타날 수 있는 일부 투기 수요가 계약 해지로 이어진 것으로 전반적인 조선업 침체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악재 겹치며 침체 우려 급부상= 조선업 경기에 대한 우려가 급작스럽게 불거진 것은 여러가지 악재들이 겹치면서다.

후판 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주 계약 해지 소식까지 전해졌다. 선박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해 급기야 수주 계약까지 해지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는 전반적인 조선업 경기의 침체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현대미포조선 (105,900원 ▲2,500 +2.42%), STX조선 (0원 %) 등 대형사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수주계약 해지가 발생한 것도 우려를 증폭시켰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수주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경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조선시황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인 BDI 등 해운지수도 최근 하락세다. 원유 철광석 옥수수 등 건화물의 운임지수를 나타내는 BDI의 경우 지난 5월20일 1만1793을 고점으로 최근 8280까지 떨어졌다.

◇일부 투기 수요 문제일 뿐= 그러나 대형 조선업체들이 대부분 3~4년치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계약 해지건을 조선업 전체의 침체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호황을 과신해서 나온 일부 투기 수요가 문제가 된 것일 뿐 전반적인 시장 상황은 여전히 우호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를테면 대우조선의 계약해지 건의 경우 선주인 NSB사가 컨테이너선의 용선처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주를 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NSB사는 세계 1위의 컨테이너선 용선업체(소유선박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해운회사에 임대하는 선주)다.



강영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NSB같은 회사가 자금조달 실패로 계약해지를 당했다면 전선종의 시장에 영향을 미칠수 있지만 발주한 컨테이너선의 용선처를 찾치 못한 것이 원인으로 컨테이너시장에 국한된 문제로 보인다"며 "컨테이너선 외에 벌크선, 탱크선 등 다른 시장은 여전히 좋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시장이 다소 어려워지더라도 벌크선, 탱크선, 해양플랜트 등 다른 시장에서 충분히 만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신조선가, 중고선가는 호조세 지속= 조선업 침체를 예고하는 근거로 지목되는 BDI 지수 등 해운지수도 그것만으로 조선 경기를 가늠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다른 지표들인 신조선가와 중고선가는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일 기준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전주대비 2포인트 오른 189를 기록했다"며 "5주만의 상승으로 상승 추세를 다시 확인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시황을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고선가 가격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중이다.

일부 수주 계약해지건은 조선업체들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 2/4분기 이후 선박 건조의 주자재인 후판 가격이 급등해 이를 반영한 높은 선가로 새로 수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초에 비해 원/달러 환율도 상승해 환율 면에서도 신규 수주가 유리하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몇개의 계약해지건으로 조선업 전반의 침체 거론하는 것은 과민반응"이라며 "휴가시즌이 끝나는 8월 이후 각 조선업체들의 수주도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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