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FOMC, 금리는 관심밖 내용에 관심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08.04 15:38
글자크기

현행 2% 동결 전망 지배적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결정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진 FRB가 5일(현지시간) 열리는 이번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 기금금리를 현행 2%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금리 결정보다 FOMC 성명서 내용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 FOMC 성명서 무엇을 담을까



FRB가 예상 밖의 결정, 즉 금리를 인상한다면(혹은 인하한다면) 증시는 다시 한번 패닉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FRB가 의외의 선택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각종 경기 지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보면 금리 동결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난달 '베이지북'에서도 미국 경제의 경기둔화와 물가상승 압력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이지북을 바탕으로 "인플레이션 압력만 나온다면 FRB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어 결국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WSJ은 또 "미국 경제가 불황에서 탈출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FRB가 금리를 인상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FRB의 금리 결정은 이미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금은 금리 결정보다 FOMC 성명이 경기와 물가중 어는 쪽에 무게 중심을 더 둘지가 더 큰 관심사다.

월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의 톤이 낮아지고 경기 침체 우려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상대로 이전까지의 인플레이션 통제 우선에서 경기 부양 우선으로 FRB의 입장이 선회할 경우, 경기 기대는 물론 증시 투자심리도 덩달아 살아날 수 있다.

반면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 부각된 '매파'의 주장대로 인플레이션이 보다 강조된다면 성장 우려는 한층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 멀어지는 금리 인상

최근 프레디맥, 패니매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이 재부각되면서 경기 우려는 한층 짙어졌다. 더욱이 지난 4분기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주 미 재무부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0.6%에서 -0.2%로, 또 1분기 성장률은 1%에서 0.9%로 각각 수정 발표했다. 2분기 성장률은 1.9%로 다소 회복됐지만 세금 환급 등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실업률은 5.7%로 예상을 웃돌았다.

완연한 경기 침체 국면이다. 이에 FRB가 금리 인상을 다음달 이후로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물론 FRB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FRB 이사들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통제가 우선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미국 경제의 주요 화두다.

다만 편견을 강조하기에는 시기가 적절치 않다. 지난달 FOMC 이후 한달 동안 패니매, 프레디맥 사태가 불거지면서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우려는 강화된 반면 그간 글로벌 인플레의 주범이던 유가는 급락세로 돌아서 배럴당 120달러 중반으로 후퇴했다.

경기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FRB가 어느 한쪽에 방점을 찍기란 쉽지 않다. 한동안 FRB의 움직임이 유보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